봄이 왔다. 낡은 가지에 새로운 잎이 돋아나듯, 푸른 새내기들도 들어왔다. 봄의 푸르름과 너무도 닮은 신입생들은 봄을 어떤 의미로 기억하고 어떻게 추억하고 있을까? 본기자가 새싹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김미령(사회복지·16) 양

 

  봄 하면 생각나는 장소와 이유를 말해 주세요!

  저는 벚꽃이 생각이 나요. 저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살았는데, 고등학생 시절 봄이 오면 친구와 함께 전주에 자주 갔어요. 특히 제일 친한 친구들과 함께 벚꽃을 보러 전주 한옥마을이나 전주동물원에 갔어요. 그때 교복을 입고 함께 벚꽃나무 밑에서 사진을 찍거나 벚꽃길을 함께 걸어가며 수다를 떨었던 것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봄이라고 하면 벚꽃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봄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설레요. 뭐든 다시 새로 시작하잖아요. 계절의 마지막인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시작되는 거고, 학년이 한 학년 올라가기도 하고, 또 이번 봄에 남자친구를 만났거든요. 함께 꽃놀이를 할 것을 생각하면 설레요. 아! 꽃 하니까 남자친구한테 꽃 선물을 받고 싶어지네요(웃음).

 

  한건희(영어영문·16) 군

 

  봄 하면 생각나는 물건과 이유를 말해 주세요!

  카메라요. 저는 경희대학교 안에 있는 경희고등학교를 나왔는데, 경희대는 벚꽃이 피면 정말 예뻐요. 그래서 봄만 되면 벚꽃을 보면서 힘든 고등학교 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었어요. 특히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봄에 두려움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수업시간에 벚꽃놀이를 가자고 해서 잠시나마 긴장을 풀었어요. 이때 친구들과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카메라가 생각나는 것 같아요.

  봄 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설렘? 아무래도 개강을 하잖아요. 또, 졸업한 어린 친구들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로 입학하고, 저처럼 힘들었던 고등학교 3학년 생활을 끝내고 기대했던 대학으로 올라오는 친구도 있잖아요. 그런 새로운 환경으로 와서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는 것이 저에게 설렘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이예원(일어일문·16) 양

 

  봄 하면 생각나는 물건과 이유를 말해 주세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핸드폰이에요. 조금 아픈 이야기인데, 고등학교 1학년 봄에 남자친구를 사귀었다가 다음해 봄에 헤어졌거든요. 그때 어떻게 헤어졌냐면 남자친구였던 애는 연락이 안 되고 걔의 여자친구라는 애가 제게 문자로 “너 남자친구가 양다리라는 걸 알고 있느냐.”라고 연락이 와서 헤어졌어요. 그 충격이 커서 아직도 봄 하면 핸드폰이 생각이 나요.

  봄 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시작과 끝인 것 같아요. 저는 본격적으로 입시공부를 시작했던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봄, 그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후부터였거든요. 그리고 연애를 끝냈던 때도 그때였으니까 연애의 끝도 생각이 나구요. 동시에 봄에 숭실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니까 저는 봄의 의미를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지원(언론홍보·16) 양

 

  봄 하면 생각나는 물건과 이유를 말해 주세요!

  저는 아이스크림이 생각이 나요. 저는 전라남도 순천이 고향인데 거기에 순천만 정원이 있어요. 거기로 고등학교 2학년 때 소풍을 갔어요. 정원을 계속 걷다 보니, 제가 사는 곳이지만 정말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그늘이 없어서 너무 더웠어요. 그때 마침 교장선생님을 만나서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졸랐는데 사주셨어요. 권위적이라고 생각했던 교장선생님이 조금 어려웠었는데 장난스럽게 다가가니 교장선생님께서도 장난도 잘 받아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봄 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익숙하지만 새롭다. 제게는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매년 봄은 돌아오고, 벚꽃도 1년 전 그때 그대로 피어나잖아요. 그래서 봄은 정말 익숙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곳에서 공부하게 되어서 새롭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봄은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 같아요.

 

  이대기(전자정보·16) 군

 

  봄 하면 생각나는 물건과 이유를 말해 주세요!

  봄이라고 하면 동화책이 생각이 나요. 고등학교 3학년 봄에 부산에 수학여행으로 갔거든요. 제가 의정부에서만 살다가 남부지역으로는 처음으로 간 거였어요. 그런데 날씨가 정말 따뜻했어요. 사람들도 모두 사투리를 쓰고 정도 많아서 다른 의미로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또 해운대가 보이는 숙소에서 친구들과 함께 앞으로의 진로나 대학, 자신의 꿈같은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너무 행복해서 조금 부끄럽지만, 제가 마치 동화책의 주인공이 된 느낌?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봄 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봄 하면 휴식인 것 같아요. 봄은 여행하기 정말 좋은 날씨잖아요.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사람들도 꽃을 보러 밖으로 나오잖아요. 저는 여행을 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여행을 하면서 평소에 이런저런 활동으로 바빠서 힘들었던 스스로를 쉬게 해주기도 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어서 저는 봄만 되면 휴식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휴식이 생각나요.

 

  황은빈(기독교·16) 양

 

  봄 하면 생각나는 물건과 이유를 말해 주세요!

  물건으로 따지면 저는 MP3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봄의 따뜻함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 들었어요. 저는 봄에 ‘혁오밴드’나 ‘제프 버넷’과 같은 인디밴드 음악을 주로 찾아 들어요. 지금은 유명해졌지만 유명하지 않았을 때부터 좋아했거든요. 이런 인디밴드 음악을 들으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고, 햇빛에 반사되는 개나리나 벚꽃을 보고만 있는 느낌이 들어요. 특히 저희 학교는 고3 건물이 격리되어 있어서
햇빛이 하나도 안 들어왔어요. 그래서 힘들 때마다 인디밴드 노래를 들으면서 견뎠어요.

  봄 하면 어떤 의미인가요?

  약간 설레는데 긴장되는 느낌이 있어요. 3월이 봄이잖아요. 딱 입학하는 시기니까… 학교나 반처럼 집합되어 있는 공간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긴장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봄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막 설레고 좋은 기분은 아닌 것 같아요. 설레긴 하지만 마냥 좋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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