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민은 한손에는 마치(망치)와 낫을, 다른 한손에는 멸적의 총검을 비껴들고 ‘충정의 70일 전투’의 대승리로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고, 최고 존엄에 도전해 나선 흉악한 원쑤들의 천하 무도한 망동을 가차 없이 짓뭉개버릴 것이다.” 이는 북한이 현 정세와 관련해 3월 16일에 발표한 ‘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 특별성명’의 일부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연초에 기습적으로 4차 핵실험(1.6)을 한 데 이어, 국제사회의 반대를 외면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2.7)를 감행하였다. 이에 대해 유엔은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3.3)하였고, 한미연합군도 연례적인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FE) 훈련(3.7-4.30)을 최대 규모로 실시하면서 이례적으로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참수작전까지도 포함시켰다. 북한 역시 거칠게 반발하면서 핵탄두의 실전배치 주장(3.3), 소형화된 핵탄두 모형 공개(3.9),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모의시험(3.15), 핵탄두 장착 가능 한 노동미사일 발사(3.18) 등으로 맞대응하였다. 일단 3월 18일을 기해 지휘소 훈련인 키 리졸브가 클라이맥스를 지남에 따라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한반도 정세도 수습국면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해 본다.

  북한은 조성된 긴장국면을 활용하여 주민들의 수뇌부에 대한 충성심 고취뿐만 아니라 노력동원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명의로 전체 당원(약 400만 명)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금년 5월로 예정된 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70일 전투’에 떨쳐나서도록 호소한 것이다. 이번에 북한은 1950년대 말 전후(戰後) 복구 과정에서 시작된 ‘천리마운동’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무는 만리마(萬里馬)를 탔는가?”라는 새로운 구호를 내걸었다. 이와 함께 “제7차 당 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전례 없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 올해에 강성국가 건설의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고 촉구하고 있다.

  북한이 70일, 100일, 150일, 200일 등 의 기한을 정해 놓고 노력동원 전투를 벌인 것은 1971년 이래 2009년까지 10회에 이른다. 특히 이번 ‘70일 전투’에는 경제적 필요 외에도 정치적 함의가 있어 주목을 끈다. 먼저 그 배경을 살펴보면 1974년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일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70일 전투’를 주도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1974년 당시 북한은 ‘사회주의경제건설의 10대 전망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정일은 1974년 10월 ‘전당(全黨)이 동원되어 70일 전투를 힘있게 벌리자’라는 비공개 연설을 통해 ‘70일 전투’를 제기하였다. 추진 결과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속도전의 불길이 더욱 세차게 타올라 공업생산이 전년보다 17.2%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금의 김정은도 36년 만에 개최하는 제7차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인민들에게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싶을 것 이다. 핵 및 탄도미사일 도발로 대담성을 보여주는 데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로 하여금 생활이 나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벌써부터 “3월에 들어와 첫 열흘 동안 전국적인 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1.2배 장성하였다.”면서 ‘70일 전투’의 실적을선전하고 있다.

  ‘70일 전투’를 제기하였다. 추진 결과 인민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속도전의 불길이 더욱 세차게 타올라 공업생산이 전년보다 17.2%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금의 김정은도 36년 만에 개최하는 제7차 당 대회를 앞둔 시점에서 인민들에게 구체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핵 및 탄도미사일 도발로 대담성을 보여주는 데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으나, 권력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로 하여금 생활이 나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벌써부터 “3월에 들어와 첫 열흘 동안 전국적인 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여 1.2배 장성하였다.”면서 ‘70일 전투’의 실적을 선전하고 있다.

  ‘70일 전투’의 또 다른 의미는 “집무탁(집무실의 책상)이 아니라, 들끓은 현장에서 몸으로 뚫고 나가는” 역동성과 투지를 강조함으로써 자연스럽게세대교체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당 대회에 충정의 선물을 안고 들어설 것”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쇠한 원로들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영남, 당 비서들인 김기남·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등의 행보는 정례적인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권력서열 2,3위인 황병서와 최룡해의 거동에서 조차 건강문제를 빌미로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사양하면서 물러남의 미학을 발휘하는 듯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김정은은 안보·경제적으로 중차대한 위기국면을 자신의 주도하에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권력층 ‘새판짜기’를 추진할 명분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북한이 ‘70일 전투’를 의미 있게 마친 후 당 제7차 대회를 계기로 개선된 경제수치들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권력기반을 다질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구실로 진부한 판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에게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도록 요구하는 등 경제난의 악순환 구조에서 허덕이게 될지 면밀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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