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시행되던 수업지정도서의 서비스가 이번 학기부터 중단됐습니다. 지금껏 우리는 교수님들이 수업을 위해 지정한 도서는 대출이 안 돼 중앙도서관 5층에 위치한 수업지정도서 열람관에서 봐야 했습니다. 기존의 수업지정도서들은 여전히 대출할 수 없지만 그 외에 모든 도서는 자유롭게 대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중단으로 집에 가서 편히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지만 저는 자꾸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여전히 행해지고 있는 몇몇 학생들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개강이 시작되면 몇몇 학생들은 대출이 가능한 일부 전공 서적을 빌리러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이 중 일부는 대출한 전공 서적을 한 학기 동안 반납하지 않은 채 그 책을 갖고 공부를 합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 2주의 대출기간 이후 1일에 100원 씩 연체료가 붙는데, 한 학기 동안 도서를 반납하지 않아도 만 원 정도의 연체료 밖에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는 비싼 전공서적의 반값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몇몇 학생들은 이 점을 악용해 일부러 장기 연체를 합니다. 이 때문에 대출을 원하는 학생들은 해당 서적을 열람하지 못합니다. 피해는 다른 학생들의 몫인 거죠.

  이런 학생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도서관은 연체된 도서가 있는 학생들의 대출을 제한하고 50일 이상 반납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내 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학생들이 증명서를 발급하는 경우가 적어, 장기 연체 대출자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통제 효과가 미미합니다. 

  앞으로 수업에서 신규로 사용되는 모든 서적에 ‘대출제한’이라는 방패가 풀리게 됨에 따라 이 같은 일이 더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중앙도서관을 책임지는 지식정보처 이정걸 부처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학생들이 어찌됐건 공부를 하겠다고 하는 건데 연체료를 더 걷는다든지 불이익이 갈 수 있는 어떠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 학생들 스스로 서로를 배려하고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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