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학생들은 개나 돼지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것이다.’라는 마음이었을까? 지금은 사퇴한 행정학부 전 회장을 보며드는 본 기자의 생각이다. 사과문 게재도 했고 학생회장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했음에도 왜 이런 생각을 가지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퇴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전 회장은 사과문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사과문을 학과 공식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당연히 사퇴할 것이라 예상했던 본 기자가 너무했던 것인가. 사과문에는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전 회장의 울림 없는 다짐만이 있었다. 이후 학생들의 탄핵이 없었다면 계속해서 학생회장직을 맡겠다는 마음이었나 보다.

  또 회장은 사과문에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제가 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목격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행동의 책임을 본인 의지가 아닌 술에 초점을 맞춘것으로 진정한 사과로 보기는 조금 어렵다.

  이미 모든 학내 구성원의 분노를 산 사건에대한 사과문을 고작 ‘학과’ 커뮤니티에만 올린것도 문제다. 그 흔한 대자보 사과문조차 볼 수 없었다. 회장은 이미 공론화된 사건에 대해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사과하는 방법을 택했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사퇴까지의 기간이 한 달반이나 걸린 것도 그렇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1월 15일(금)에 벌어졌고 관련 제보는 이틀 뒤에 게시됐다. 그러곤 약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전 회장이 사퇴했다. 그사이에 분명 또 다른 학과 행사가 있었을 것인데, 해당 학과 학생들은 무얼 믿고 회장을 따르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을까?


  본교 커뮤니티에는 “나중에 신입생환영회가 있다고 하는데 전 학생회장이 또 그럴까 봐 걱정된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물론 진상조사를 맡은 사회대 운영위원회가 조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건 공감한다. 하지만 일단 전 회장을 학과 행사에서 제외하고 진상조사를 진행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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