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 돈옥(豚玉)

 가족에 대한 사랑은 죽어서 도 이어진다. 우리는 집안에 상을 당하면 망자를 보내는 의식을 치루곤 한다. 지금으 로 이야기하면 시신을 마지 막으로 보내면서 염을 하는 의식을 말한다. 염은 정갈한 의식으로 망자가 내세에 가 서 현세와 같은 삶을 살길 원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중국에서는 시신을 매장하기 전에 벽사의 의미를 담아 옥을 이용해 시신에 특별 한 의식을 치뤘다. 고대로부터 옥은 신비한 힘이 있어 귀신을 쫓고 영혼불멸을 약속 하는 광석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망자가 신선들이 사는 천상의 세계로 올라가기 위 해서는 시신이 부패하는 것을 막고 악귀로부터 보호해야 했다. 그래서 시신의 구멍 을 옥으로 막는 의식을 행했던 것이다. 이때 장례에 사용하는 옥을 장옥(葬玉)이라 고 통칭한다. 입에는 매미 모양의 함옥(含玉), 눈에는 안옥(眼玉), 나머지 구멍에는 새옥(塞玉)으로 막았다. 이와 함께 가슴에는 원형의 옥벽(玉璧)을 놓아 죽은 이를 지 켜 주는 상징물로 사용하였다. 우리는 망자를 매장할 때 무덤 안에 돈을 놓는 풍습 이 있다. 이것은 내세에서 망자가 풍요롭게 살기 바라는 염원이 담긴 것이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에서는 어떻게 했을까? 중국에서는 옥으로 된 돼지(돈옥:豚玉)를 양 손에 쥐어 주었다. 이러한 풍습은 낙랑 지역에서도 그대로 발견된다.

  우리 박물관에는 이 가운데 낙랑시대에 해당하는 함옥, 돈옥, 옥벽을 소장하고 있 다. 특히 돈옥은 그 사실적인 표현이 예술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네 다리를 꿇 고 앉아 있는 모습과 눈 및 귀의 표현이 매우 구체적이다. 특히 돼지의 주름진 코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비록 길이는 11.5cm로 작지만 그 안에는 고대 낙랑인들의 죽음에 대한 의식이 담겨 있다. 그럼 내세로 들고 간 돼지 모습을 한 번 보자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