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김준현의 공기놀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런칭해 3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술래잡기의 원초적인 재미를 활용해 <도망가 친구들>를 만든 숭실인이 있다. 바로 게임 개발자이자 청년 창업가로 활동 중인 터치홀릭의 김성규(글로벌미디어·07) 공동대표이다. 매 순간 새로운 게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창의적인 게임 개발을 멈추지 않는 김 군 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할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미디어학부에 재학 중인 07학번 김성규예요. 지금은 동업자와 함께 터치홀릭이라는 모바일 게임 회사를 운영 중입니다. 터치홀릭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김준현의 공기놀이와>와 <도망가 친구들>이 있어요.

 

게임 회사를 만든 계기가 있나요?

 저는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게임제작과를 졸업했어요. 대학교 1학년 때 게임제작과 동문과 게임을 만들어 보자며 합숙을 시작했어요. 사실결과물을 만들어내기보다는 많이 놀았었죠.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어요. 그때 본격적으로 창업을 한 건 아니었지만, 동료들과 협력해서 무엇인가를 창조해낸다는 것이 제 대학 시절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글로벌미디어학부 전공수업 중 게임을 만드는 수업을 들었는데, 그 전공에서 게임을 만들어 오는 과제가 있었어요. 그때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 공기놀이였어요. 그 당시 과제로 어떤 게임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하는 공기놀이로 게임을 만들어 과제를 제출했죠. 그때 만든 공기놀이 게임이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모바일 게임으로 제대로 만들어 보자며 친구들과 함께 준비했어요. 그렇게 처음 만든 게임이 <김준현의 공기놀이>였어요. 이 게임을 완성하는 데 6개월 정도 걸렸어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임 회사에 취업해도 되지만,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제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주도적으로 만들지 못할 것 같아서 창업을시작한 면도 있어요. 취업하면 창업을 하는 것 보다 안정적일 테지만 게임 제작에서 회사의 제약을 받거든요.

 

터치홀릭을 고등학교 동문과 같이 창업했다고하셨는데, 갈등은 없었나요?

친구였을 때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는데, 같이 사업을 하면서 많이 싸웠죠. 하지만 저는 회사를 운영할 때 운영자들의 갈등이 있어야 발전한다고 생각해요. 모두 찬성하게 되면 발전도 없고 그 자리에 머물거든요. 근데 갈등이 있으면 그 갈등을 해결해 나가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더 나은 것들을 찾아가게 돼요. 여기서 말하는 갈등이라는 것은 감정적인 싸움이 아니라 일과 관련된 것에 대한 갈등을 말하는 거예요.

 그래도 서로의 역할은 존중해 줘요. 제가 보통게임을 기획하는 기획자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조언을 하더라도 결정은 제 몫이라며 저의 결정을 전적으로 믿어 줘요. 그런 점은 참 고맙죠.

 

<김준현의 공기놀이>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좀 해주시겠어요?

공기놀이를 할 때 공깃돌을 던지고 바닥에 있는 공깃돌을 손에 넣은 뒤 다시 던진 공깃돌을 받잖아요. 이를 응용해 <김준현의 공기놀이>를 만들었어요. 공깃돌 대신 동물을 터치해 공중으로 띄우고 밑에 남아 있는 동물들을 이어 주면 성공하는 게임이죠.

 사실 처음에는 단순한 모바일 게임을 만들었는데, 카카오톡과 제휴를 맺은 게임들이 대박을 치는 것을 보면서 카카오톡 제휴 게임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갖고 게임 방식이나 게임 환경을 조금씩 변경했어요. 이후 <김준현의 공기놀이>를 완성하고 카카오톡 게임 제휴를 받기 위해 심사를 받았어요. 그때 심사기준이 꽤 까다로웠지만, 다행히 심사에 통과했어요.

 저희는 게임만 만드는 회사였기 때문에 유통이나 마케팅을 할 부서가 없었어요. 그래서 새로 개발하는 게임을 유통하고 홍보해 주는 퍼블리싱 업체와 협력을 해서 카카오톡에 출시했죠. <김준현의 공기놀이>의 모델이었던 김준현 씨도 그 당시 퍼블리싱 업체가 소개해 준 거예요. 공기놀이가 한창 인기 있을 때는 최대 300만 명까지 내려받으면서 높은 순위까지 올라갔었어요.

 

<김준현의 공기놀이>의 성공으로 2013년 6월에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에서 으뜸 앱을 수상 하셨어요.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는 매달 잘나가는 모바일 게임을 선정해 상을 줘요. 달마다 쏟아져나오는 많은 앱 중 인기 앱으로 상을 받을 수 있어서 무척 뿌듯했죠.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공기놀이를 휴대전화기와 접목해 게임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두 번째는 시기에 맞게 대처를 잘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일반 모바일 게임을 만들다가 카카오톡 제휴 게임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바로 카카오톡 제휴 게임으로 노선을 바꿨거든요. 덕분에 카카오톡 제휴를 받을 수 있었고요.

 

<김준현의 공기놀이> 이후 <도망가 친구들>을 만들었어요. 간단히 소개 좀 해주시겠어요?

<도망가 친구들>은 모바일 상에서 최대 4명이 술래잡기를 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이에요. 술래가 시간 내에 술래가 아닌 사람들을 잡거나, 도망다니는 사람 중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죠.

 

<김준현의 공기놀이>의 성공으로 다음 게임이많이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 당시 <김준현의 공기놀이>는 잠깐 인기를 얻었다가 바로 식었어요. 그 게임이 매우 간단해서 사람들이 쉽게 흥미를 잃었죠. 결국, 많은 게임 사용자들이 빠져나갔고 저희는 다음 게임을 준비해야 했어요.

 <김준현의 공기놀이>는 제가 기본적인 틀을 이전에 만들어 놨기 때문에 제작이 수월했지만 새로운 게임을 처음부터 기획하려니까 꽤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게임을 기획하면 바로 프로그래밍을 하고 디자인을 해야 해서 처음 만들 때부터 잘 만들어야 했어요. 제대로 기획하지 않으면 중간에 엎어야 하니까요. 그만큼 부담감이 엄청났죠.

 게다가 게임을 제작하던 도중에 차질이 생겨 게임을 만드는 데 1년이나 걸렸어요. 보통 사업을 할 때 이 사업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수익창출을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요. 게임의 비즈니스모델은 게임 안에 유료아이템이나 유료캐릭터를 집어넣어 이익을 취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사용자들이 많아지면 그 유료캐릭터를 사는 사람들도 많아지므로 수익도 많죠. <도망가 친구들>을 만들면서 중간에 엎은 이유가 비즈니스모델이 맞지 않아서였어요. 게임은 쫓고 쫓기는 방식으로 단순한데, 거기에 붙는 비즈니스모델, 즉 유료 옵션이 너무 많으니까 게임이 산만해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중간에 엎고 다시 프로그래밍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1년 만에 <도망가 친구들>을 만들었는데 게임을 홍보할 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한 끝에 유튜브에서 모바일 게임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을 찾아 <도망간 친구들> 게임 동영상을 올려달라고 요청했죠. 그때부터 꽤 많은 사람이 게임을 하기 시작했어요.


<김준현의 공기놀이>의 모티브는 공기놀이고, <도망가 친구들>의 모티브는 술래잡기예요.전통놀이가 모티브인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뭔가요?

저는 게임을 만들 때 원초적인 재미를 중요시해요. 원초적인 재미라는 것은 국가나 문화를 떠나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돌을 이용한 공기놀이는 우리나라뿐만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조금 다른 형태로 존재하는 것 처럼요. 마찬가지로 쫓고 쫓기는 술래잡기도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놀이예요. 저는 이런 원초적인 재미를 이용해 간단한방법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죠.

 

회사에서 게임을 기획하는 기획자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하셨는데, 보통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특별히 어느 것에서 영감을 받거나 오랜 시간 동안 고뇌를 하기보다는 시시때때로 게임에 대해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평소에는 틈틈이 메모해놔요. 지하철에서 모바일게임을 하다 ‘이런 부분은 우리 게임에 접목하면 좋겠다’라는 식의 생각이나, ‘이 소재로 게임을 만들면 좋겠다’는 식으로 포인트를 잡아서 간단하게 메모를 해요. 그리고 다음에 게임을 개발할때 그 메모를 토대로 기획하죠.

 

게임을 제작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언제인가요?

우리가 만드는 게임 안에 제작자 이름이 들어가는 크레딧이 있어요. 그래서 사용자들이 그 크레딧을 보고 리뷰에 게임이 재밌다며 ‘김성규 최고’라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때마다 엄청나게 기쁘고 뿌듯하죠. 그런 것들 이제가 계속해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원동력이돼요.

 뿌듯한 적도 있지만 황당한 경우도 있어요. 제일 황당한 리뷰는 게임이 재미없어서 신고하겠다는 식의 리뷰예요. 그 외에도 ‘특정 캐릭터를안 주면 신고해버리겠다.’는 당황스러운 리뷰도 종종 올라와요. 게임이 잘 안 된다거나 기능이 불편하다는 의견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억지 요구사항을 요청하는 리뷰는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난감하죠.

 

‘터치홀릭’의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지금 <도망가 친구들>이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어요. 우리 회사는 해외 진출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게 앞으로의 목표예요. 그리고 더 나아가 사람들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들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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