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학생을 자식으로 둔 부모들의 교육 강국이다. 대한민국의 1,400명의 기혼남녀에게 자녀가 어떤 직업을 가졌으면 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6%의 응답자가 1위로 공무원을 꼽았다. 2위는 교사였으며 3위는 법조인이었다. 아이가 원하는 직업을 갖길 바라는 부모는 114명으로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도대체 아이의 삶은 누구의 것인가 의문이 든다.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에서는 19세기 미국 부모들의 교육열풍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웰튼 아카데미는 명문 중·고등학교로 75%의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률을 가지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 없이 부모님과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만 살아간다. 그 중에서도 연극을 하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닐과 시를 쓰는 데 재능이 있지만 소심해서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앤더슨이 있다. 카메론은 성실한 모범생이지만 사실 교육실태의 가장 큰 피해자다. 그는 친구들끼리의 사소한 모임에서조차 자유를 누리기 두려워한다. 
 
  책의 내용은 현재에도 적용해 볼 만하다. 자식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부모의 맹목적인 믿음과 강요라는 문제점을 콕 집어 비판하고 있다. 한 세기 전과 21세기 현재의 교육제도가 놀라우리만큼 비슷하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현대사회에서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의 권리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은 얼마나 비참한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야말로 ‘죽은 시인의 사회’이다.
 
  책에서 영어교사 존 키팅 선생은 유일하게 주인공들을 억압하지 않는 어른이다. 그의 명대사인 ‘Carpe diem(현실을 즐겨라)’은 어쩌면 가혹한 현실 앞에 놓인 그들에게는 모순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선생은 계속해서 “특별한 삶을 살라”고 속삭인다. 과연 이 시대의 입시생은 자신이 꿈꾸는 특별한 삶을 구현하기 위해 비상할 수 있을까? 두렵지만 반드시 필요한 외침을 소리내어 보길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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