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며 흥이 많기로 유명한 한민족. 그런 우리 안의 흥, 예술혼을 깨워 주는 자료가 있어서 소개를 해볼까 한다. 그 이름은 <빌리 엘리어트>. 공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라면 익히 알고 있었을 대작으로 아카데미상 후보로도 올랐던 영화 <빌리 엘 리어트>(2000년작)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공연 실황이다.

 뮤지컬 제작에는 영화팀(감독-스티븐 달드리, 극본-리홀, 안무-피터 달링)이 그대로 뭉친 데다가 영국 팝계의 대부인 엘튼존이 작곡에 참여해 어벤져스를 이루었다.

 정부의 광산 폐쇄 정책에 대응하여 노조의 파업이 들끓던 1984년 영국 북부 탄광촌. 주인공 빌리는 3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뒤 광부 아버지, 형, 치매 걸린 할머니와 살고 있는 12살 소년이다. 뮤지컬은 빌리가 우연히 복지관에서 운영 중인 발레수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그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 을 그리고 있다.

 One Billy Show로 불러도 좋을 만큼 어린 빌리가 극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엄청난 에너지로 장악한다. 몇몇 장면에서는 10대 소년이 맞을까 의심되는 매소드 연기와 춤을 선보이는데 북한 모란봉악단의 칼군무도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실제로 노래, 연기, 춤 3박자를 고루 갖춘 천재 소년을 찾기 위해 전국방방 곳곳을 뒤지다 지친 제작팀 은 ‘빌리 아카데미’를 통해 공연에 참여 할 빌리들(?)을 양성하고 있다.

 커튼콜 이후 펼쳐지는 구빌리들과 현빌리들의 합동 무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스토리, 매력적인 배우들, 춤, 노래, 무대장치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뮤지컬 종합선물세트라고 해도 되겠다. 공연 하나 보라고 영국 비행기 끊으라는 용기는 없지만 뮤지컬라이브자료(DVD)로 2시간 투자는 절대 아깝지 않다고 장담한다.

 (감상을 원한다면 중앙도서관 5층 미디어룸으로 방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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