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 중에 몹시도 소중한 추억이 담긴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지 않더라도개인적으로 특별한 무엇인가를 내포한 것은 잘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금은 그 기능과 유행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들이 있음에도 옛것이 더 가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진국 중에 문화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서유럽의 프랑스, 영국, 이태리 등을 방문하여 보면, 길가에 옛 흔적이 담긴 건물들은 새로 보수보강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더라도 법적으로 외부의 경관은 바꿀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유럽 여행을 가서, 관광지에서 방문 인증 샷을 찍을 때, 우리는 손쉽게 주변의 환경과 매우 조화로운 시간적 흔적이 담기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들은 보존해야 할 문화적 유산을 잘 지키고 있는 것이다. ‘보존(保存)’은 ‘잘 보호하고 간수해 남긴다’는 뜻인데 ‘유물, 공문서, 영토’ 등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개인의 추억, 과거의 문화적 유산, 건물, 문서 등은 보존하여 시간이 경과되어도 손상되지 않고, 오히려 더 가치를 갖게 된다. 문화재 중에 숭례문 같이 옛 모습과 기능을 그대로 보호할 경우에 해당된다.

  유사한 용어이지만 포괄적 성격의 의미인 ‘보전(保全)’은 ‘본래 상태대로 온전하게 잘 보호해 유지한다’는 뜻으로 ‘생태계, 환경’ 등과 잘 어울려 쓰인다. 민족의 정신, 학교의 건학이념, 설립의도 등은 보전하여, 새로운 환경적 변화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적용하여 발전시키는 것이다. 기차역사, 발전소 시설 등의 외형적 요소는 그대로 준수하고, 새로운 기능의 미술관 혹은 문화시설로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우리 대학의 창학 120주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보존과 보전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숭실(崇實)의 대학 이름이 가지고 있는 보전(保全)해야 할 대학의 정신은 기독교적 가치체계를 갖추고, 시대 변화에 맞는 실재적인 것을 추구하는 진리와 봉사의 교육이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끊임없이 자기 발전과 계발이 필요하다.

  보존(保存)해야 하는 것은 최초 대학의 역사적인 유산과 평양 숭실과 서울캠퍼스를 이어주는 계승적 것들을 더 찾아내어 잘 보호하고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하여 120주년의 시간적 흔적을 기억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비전을 함께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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