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만약 흙탕물이 쏟아진다면? 혹은 물을 긷기 위해서 우물가를 다녀와야 한다면 어떨까? 옛날 옛적 이야기일 것 같지만 실제로 개발도상국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달 31(), 개발도상국의 상수도 환경 발전에 대한 공로로 환경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본교 화학공학과 홍성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먼저 교수님 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숭실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숭실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환경공학 분야를 가르치고 있어요. 본교를 졸업한 이후에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만난 지도 교수님 덕분에 화학공학 중에서도 환경공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 이후에는 미국 신시내티대학교에서 환경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고요.
 
대학 시절은 어떠셨나요?
저는 대학 시절 공부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놀았어요. 1, 2학년 때는 한창 당구에 빠져 학교 앞에서 매일 당구를 쳤어요. 그리고 3, 4학년 때는 남들 못지않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한창 공부를 열심히 할 때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공부를 주도하기도 했죠.
 
어떻게 환경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저는 석사 때까지는 광산공학을 전공했어요. 그 당시에 제가 썼던 논문의 주제는 광산 개발을 하면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들을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라는 주제였어요. 그런데 그 논문에 관해서 지도해주시는 교수님이 앞으로 환경공학이라는 분야에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해주셔서 그때부터 환경공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이후 교수님은 환경공학 분야 중에서도 제게 두 가지 분야를 추천해주셨어요. 첫 번째는 상수도의 미생물적 처리 분야이고 두 번째는 물리화학적 처리 분야에요. 미생물적 처리 분야는 미생물로 물을 정화시키는 것이고 물리화학적 처리 분야는 물리와 화학을 이용해서 물을 정화하는 것이에요. 근데 제가 석사과정을 할 때 미생물처리를 조금 배웠었는데 그때 살아있는 미생물을 만져야 했는데 그 부분이 부담이 됐어요. 그래서 저는 저의 전공을 물리화학적 처리 분야로 정하게 됐어요.
 
환경과 화학공학,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화학공학이란 쉽게 말해서 물질의 성질을 다루어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기술이자 학문이에요. 그래서 환경오염으로 생겨나는 오염물질들을 화학공학을 이용해 처리하는 것이죠.
계속 해서 나빠지는 환경 때문에 화학공학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환경공학분야에 참여할 것이라고 장담해요.
 
이번에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으셨는데, 어떻게 수상하게 되셨나요?
이번에 수상한 환경부장관 표창은 환경보전에 관한 기술을 발명하거나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람들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있어요. 이 상을 받게 된 계기는 제가 얼마 전까지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이라는 곳에서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상수도에 관해서 교육을 진행했는데 그 교육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아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게 됐어요.
 
이 상을 받으실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저는 이 상을 두 번 수상했어요. 특히 이번 상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생활환경개선에 도움을 준 뒤에 받은 상이라 더 뿌듯했어요.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일하라고 주신 상이구나라는 생각도 했고요.
이번에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라오스와 같은 개발도상국을 방문해 각 국가들의 환경을 볼 수 있었는데, 각 나라를 돌아다닐 때마다 한국은 참 행복한 나라구나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의 녹록치 않은 환경을 볼 때마다 환경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생기면서 그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꼈어요.
 
어떻게 해서 국립환경인력개발원의 사업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또 사업에 참여하시면서 특별히 느끼신 것이 있나요?
이 프로그램을 주최한 국립환경인력개발원에서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환경 전문가를 찾고 있었다고 해요. 그러던 중 저에게 연락이 와서 사업에 참여하게 됐죠.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은 우리나라의 상수도 환경이 다른 나라들보다 굉장히 발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개발도상국들 중에서는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수질조건에 미달하는 나라가 꽤 많았어요. 게다가 더 안타까운 것은 수질이 굉장히 좋지 않지만 물을 마셔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러운 물을 먹어야만 하는 국가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도 생겼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교육을 진행하셨나요?
저는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상수도 시설 현황이나 수원지(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이 되는 곳) 관리에 대해서 교육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어떻게 정수하는지 교육했어요.
하지만 국가마다 처한 상수도 환경이 조금씩 달라요. 비가 많이 와서 빗물을 상수도로 쓰는 나라가 있고, 지하수를 상수도로 쓰는 나라도 있어요. 그래서 각 나라들의 처한 상황에 알맞게 어떻게 상수도 환경을 개선해야하고, 어떻게 수질을 관리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아주는 교육도 했어요.
 
그렇다면 상수도 환경 개선에 있어서 개발도상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각 국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어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도 있고, 물은 충분하게 있지만, 기술이나 재원이 부족해서 가지고 있는 물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도 있어요.
그래도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의 경우 물은 충분히 있지만 물을 관리할 수 있는 재원과 기술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당장 먹고 사는데 급급해 상수도에는 큰 신경을 쓰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현실적으로 봤을 때 선진국들의 ODA(공적개발원조)가 필요해요. 돈이 있어야 수질 관리를 하고 상수도 시설 개선을 하죠.
 
앞으로의 어떤 학자가 되고 싶으세요?
이 세상에 완벽하게 무엇을 이룰 수 있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완벽해지려는 노력은 필요하죠. 그래서 저는 완벽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학자가 되고 싶어요. 또 저의 고민과 노력이 많은 사람에게 혜택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제가 숭실대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숭실대학교에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친 지 올해로 딱 20년째에요. 선배로서 졸업한 후배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을 느껴요. 하지만 저는 자부심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후배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리고 교수로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수업하고 함께 고민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싶어요.
 
숭실대 학우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한마디가 있다면요?
학생들이 숭실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또한 학생들이 미래를 준비하면서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전할 때는 스스로 무섭다고 느낄 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네요. 숭실대학교 후배들 파이팅!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