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고민하는 나의 결정장애,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1
이리저리 고민하는 나의 결정장애,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1
  • 박승민 교수
  • 승인 2016.09.05 21:18
  • 호수 11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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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기 첫 주가 시작됐다. 학기 초에는 늘 어떤 수업을 듣고 시간표를 어떻게 짤지 본격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 수업을 마치고 또 다른 수업으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북적이고 활기가 넘친다. 필자 역시 수업을 마치고 연구실로 가는 길에 학생들의 속닥거리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다.

 
그 수업 어땠어? 계속 들을 거야?”
글쎄, 과제도 좀 많고 이 수업 들으면 일주일 시간이 좀 애매하긴 한데. 꿀 강의라 겨우 클릭해서 들어오긴 했는데 과연 잘 들을 수 있을까?”
같이 듣는 친구들도 많잖아, 그냥 듣자!”
, 글쎄 고민해 봐야겠어.”
 
  또 이런 이야기도 들린다.
오늘 밥은 뭐 먹지?”
글쎄, 아무거나?”
그래? 그럼 학식가자!”
학식은 어제도 갔는데.”
그래? 그럼 뭐 먹고 싶어?”
, 아무거나 괜찮은데...”
 
  여러분들의 중요한 발달과업인 연애에 있어서는 또 어떤가. 처음 만났을 때 바로 사귀는 단계로 들어가기 보다는 일단 을 타는 것을 선호한다. 예컨대 한 학생은 소개팅으로 만난 이성
이 첫눈에 반할 만큼 매력적이진 않아 사귀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리 큰 결격사유는 없어 보이기에 일단 만남은 이어가기로 한다. 다만 하게, 언제까지 이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고, ‘이성친구는 아니지만 이성친구가 아니지도 않은그런 관계로. 위의 예시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소위 결정장애의 예이다. 여러분 역시 이 중에서 몇 가지는 겪어 봤을 것이다. 사소한 결정부터 인생의 중대한 결정까지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에 수많은 결정을 한다. 그러나 결정하기가 너무 힘들고 한 가지만 선택하기 힘들다고, 고르기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결정장애는 엄밀히 말하자면 학술적으로 공인된 용어는 아니며, 다만 우유부단함(indecisiveness)’을 뜻하는 일종의 사회심리학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정신질환 범주에 들어갈 만큼의 심각한 현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장애라는 말까지 붙여가며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요즘 시대는 어떻게 보면, 물질적으로 또는 산업 기술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롭고 최첨단을 구가하는 시대이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이 결정장애로 고민하는 이유에 대해, 필자는 다음 세 가지 정도의 심리학적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자유롭지만 그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없는 환경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만나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부모의 과잉보호 하에서 성장하다보니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녀가 잘 되고 성공하기를 바란 나머지 부모의 경험에 근거해 가장 최선의 선택을 먼저 알아서 대신해 주는 부모가 오히려 자녀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박탈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 이것이 고스란히 자녀의 결정 장애 현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다음 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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