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의 새로운 혁명이었던 프랑수와 트뤼포가 할리우드의 대중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에게 일주일 간의 인터뷰를 신청한다. <400번의 구타>, <피아니스트를 쏴라><쥴 앤 짐>까지 당시 프랑스 누벨바그의 주인공이었던 신예 감독 트뤼포는 이 인터뷰를 통해 히치콕에 대한 평단의 고정관념을 바꾸는 데 성공한다. <이창><현기증>을 거치며 명실상부 할리우드의 대표 스타감독으로 자리매김하던 히치콕은 일주일의 시간 이후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 받는다. 그의 예술성과 대중성에 대한 인정의 결과로 말이다. 이 역사적인 기록들은 차후 히치콕과의 대화’(Hitchcock/Truffaut, 1966)라는 책으로 발간된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켄트존스 감독은 히치콕과의 대화를 다큐멘터리영화로 스크린에 옮긴다. 결국 영화 히치콕 트뤼포는 이 책에 대한헌사임이 틀림없다.
 
  여전히 히치콕은 수많은 시네필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이다. 이를 입증하듯 영화는 단순히 두 거장들의 대화만을 다루지 않는다. 마틴 스콜세지, 데이빗 핀처, 웨스 앤더슨, 올리비에 아싸야스, 구로사와 기요시, 리처드 링클레이터 등 21세기의 거장들이 그의 작품들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켄트 존스는 작가라고 부를 만한 현역 감독들의 인터뷰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히치콕의 의미를 묻는다. 인터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여전히 감독이라는 점에서 <히치콕 트뤼포>는 시공간의 벽을 넘어 예술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문을 두드린다.
 
  단, 다큐멘터리의 형식에 있어 새로울 것은 없다. ‘트뤼포와의 관계’, ‘서스펜스’, ‘프로이트의 무의식’, ‘맥거핀 효과를 필두로 히치콕을 대표하는 키워드들이 전반에 배치된다. 인터뷰를 비롯하여 활자와 영상의 적절한 분배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도 구성의 효율성을 잃지 않는다. <>의 부감 장면, 맥거핀 효과의 시초인 <싸이코>의 살인 장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현기증>의 명장면들이 오늘날 거장들의 입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부여 받는다그들의 입장 차를 비교하는 것 또한 관람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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