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학가에 입학금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본교도 마찬가지다. 타대학은 제 쳐두고 본교의 갈등 양상을 간략히 요약하자 면, 학생은 “입학금 산정 근거를 제시하고 실 제 입학과정에 드는 실비만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는 “입학금은 단순히 입학 절차에 드는 비용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라며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본교는 입학금과 등록금을 합쳐 한 해 전반적 운영계획을 세운 다”라고 반박한다.

  양측의 입장 모두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본 기자는 이러한 상황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싶다. 학생이 말하는 입학금과 학교가 말하는 입 학금의 정의가 다르다는 것이다. 학생은 입학금 을 ‘입학절차에만 사용되는 돈’이라 인식하고 있 고, 학교는 ‘등록금 일부로 편성돼 한 해 예산에 포함되는 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지극 히 당연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논쟁이다. 학생 이 입학금을 인하하라고 하는 이유는 입학금 을 ‘입학절차에 쓰는 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이다. 학교는 이렇게 납부받은 돈을 학생들에 게 어떠한 공지 없이 한 해 예산안으로 편성해 학교 운영에 보탰다. 설령 그 돈이 엉뚱하게 쓰 이지는 않았다고 해도 누구라도 본인이 낸 돈 이 생각한 데에 쓰이지 않으면 화가 날 것이다.

  만일 애초에 학교가 입학금의 목적과 사용 처를 밝히고 이를 학생들에게 고지했다면 어땠을까. 추측컨대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 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목적에 맞게 돈이 쓰이고 있는지, 금액이 합당하게 책정된 것인 지에 대해 논의가 이뤄져 좀 더 발전적인 토론 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는 입학금의 껍데기가 아닌 본질에 집 중해야 한다. 정확히 입학금을 정의하지 않은 채로 입학금을 두고 신경전을 벌일 것이 아니 라 먼저 입학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혹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에 대해 서로 합의를 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먼저 입학금이 정확히 어 디에 쓰이는 돈인지 학생에게 알리고 사용처 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 후 학생은 무작정 입 학금 폐지 및 인하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학교 에 그 돈이 꼭 쓰여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 뒤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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