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영원한 멘토 다산에게 길을 묻다

 4년 전, 유네스코(UNESCO)는 소설가 헤르만 헤세, 음악가 드뷔시, 사상가 루소와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을 세계문화인물로 선정했습니다.유네스코 세계문화인물로 우리나라 위인이 선정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지요. 2012년은 다산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니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산은 강진에서 16년째 유배생활을 하던 1816년 5월, 큰아들 학연(學淵)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냅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천하에는 두 가지 삶의 기준이 있는데 하나는 시비(是非)에 따른 기준이다. 시비에 관한 기준은 무엇이 옳고(是) 무엇이 그른가(非)를 판단하는 기준이어서 공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다. 반면에 이해(利害)에 의한 기준은 개인적인 차원의 것으로 자기에게 이익(利)이 되는가 손해(害)가 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기준으로부터 네 가지 등급이 파생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옳은 것(是), 그른 것(非), 이익(利), 손해(害)의 조합에 의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가 나뉘어진다. 첫째는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是-利)으로 가장 높은 등급이고, 둘째는 옳은 것을 지키다가 해를 입는 것(是-害)으로 그 다음 등급이다. 셋째 등급은 그른 것을 추종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非-利)이며, 넷째로 가장 낮은 등급은 그른 것을 추종하고 해를 입는(非-害)경우이다.”

  다산의 인생을 통틀어 보면 그는 스스로 제시한 삶의 네 가지 등급 중에서 두 번째 등급의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옳은 것을 지키다가 18년 간의 귀양살이라는 해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한 자연인으로서 다산은, 자애로운 아버지의 노릇도 못했고 다정한 남편 노릇도 못했으며 물질적인 풍요도 누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옳다고 믿는 바에 따라 일관된 삶을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오늘날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영원한 스승으로 남아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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