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홍대에 갔다. 지하철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평소와 다른 이질적인 자유로움을 느꼈다. 몸 여기저기에 문신을 한 사람들, 신기한 헤어스타일, 골목에서 보드를 타는 사람들 등등. 소위 ‘마이웨이’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 같았다. 사람구경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편으로는 부끄러웠다. 왜 그런지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홍대에 간 나는 진짜 ‘나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입지 않고, 남들이 괜찮다고 하는 화장을 하고, 전공 책들 때문에 책가방을 멨다. 외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내가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느낌이 들어 부끄러웠다. 그리고 부러웠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그들이.

  <미 비포 유>라는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은 안락사에 대해 얘기한다. 개인의 선택이지만 안락사가 과연 옳은 것인지, 인간의 생명은 존엄한 것이고 그것을 개인이 함부로 결정해도 되는가를 토론한다. 하지만 내가 느낀 이 책의 진짜 숨겨진 매력은 현재 ‘나’란 존재를 객관적으로 직시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Me, before you. 너이기 전에 나. 다른 사람들 전의 나. 타인에게 신경 쓰지 않는 나. 과연 현실과, 남들과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소설 속 남자 주인공 윌은 여주인공 루이자에게 말한다. 당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인생은 한 번 뿐이고 그것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이다.

  이 책이 미래보장, 안정적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 갈망과 열망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또한 잠시 한 발짝 물러나 현재의 나를 되돌아보고 이상적인 ‘나’를 찾길 바란다. 남들과 다른 나를, 되고 싶은 나를, 온전한 나를. ‘인생은 한 번 뿐이고, 그것을 살아가는 방식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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