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목회하면서 늘 마음에 가진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 다음으로 두려운 대상은 평신도라고 하는 생각 말입니다.” 
  상기의 글은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이셨던 고 옥한흠 목사님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의 한 구절이다. 2004년에 『성경속의 경제학』이란 졸저를 우편으로 보내드렸는데, 감사하다는 이메일을 바로 보내주셨다. 평소에도 개인적으로 존경하던 분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옥 목사님은 나의 멘토가 되었다. 명성 때문에 멘토로 모신 게 아니고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겸손함에 반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그분의 설교와 언행일치가 내겐 존경과 도전이 되곤 하였다. 돌이켜 보면 내게는 몇 분의 멘토가 있는데, 내게 옥 목사님은 특이한 멘토이시다. 그분의 이메일에서 평신도를 향한 사랑이 물씬 풍겼다. 설교 시에도 난해한 신학적 지식을 자랑하려 하지 않고 아주 쉽고 평이한 용어를 일부러 선택하곤 하셨다. 목회자로서 자만심을 늘 경계하고 자신보다 나은 평신도 고수들(?)이 즐비하다는 겸손의 자세를 보이셨다. 심지어 평신도에게 두려움마저 느껴 ‘평신도 공포증’이라고 까지 언급하셨다. 신앙심에서나 신학적인 전문지식에서 담임목사인 당신보다도 평신도 중에 더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이며 명설교자로 정평나 있었지만 늘 말씀에서나 행동에서 겸손하셨다.
 
  난 그분으로부터 이런 진솔한 겸손함을 배우고 싶었으며, 설교준비 과정에서의 치열함, 그리고 제자훈련 열정을 본받고 싶었다. 내게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분이었지만 그 어느 분보다도 영향을 주신 영원한 멘토이시다. 이따금 안성 수양관에 가면 그분의 묘소에 참배하면서 나 자신을 추스르게 된다.
 
  그리고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난 과연 내 제자들이나 학생들을 얼마나 두려워했는가! 학생들 앞에서 지적인 오만함을 나타내지 않았는가! 수업준비를 그분의 설교준비만큼 치열하게 했는가! 수업 듣는 학생들이나 상담학생들을 그분이 평신도를 사랑한 만큼 사랑했었는가! 자신이 없다. 옥 목사님께서 평신도를 위해 제자훈련에 온 인생을 걸었던 것처럼 나도 학생들을 사랑하고 치열하게 열정을 쏟겠다고 다짐해본다. 학생들로부터 온 이메일에 가장 먼저 답해주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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