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회견 중 대통령이 울먹이는 모습과 총리지명자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회견하는 모습을 보던 이들이 짠하게 생각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아마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는 국민의 지탄과 분노, 한숨에 대한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만감이 교차하여 나온 행동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왠지 나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시청자들은 다 공감을 하는데 나만 이러한 생각을 하는 것일까. 시인 김현승은 ‘눈물’을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아니한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아 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이라 노래했다. 이 시는 시인이 어린 나이에 죽은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한숨에 쓴 것이라 한다. 읽는 이로 하여금 눈물의 참 의미를 알게 하는 것으로 읽을 때마다 감동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웃음에는 쌀쌀하게 비웃는 냉소나 찡그리며 웃는 빈소, 실없이 웃는 희소도 있을 것이나 눈물은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으로서, 인간에게서 나오는 가장 순수한 결정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눈물에도 거짓과 위선이 종종 스며들곤 한다. 예컨대 위선적 행위나 교활한 위정자의 거짓 눈물이라고 설명하는 ‘악어의 눈물’이 그것이다. 사람을 잡아먹은 뒤 그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나일 강에 사는 악어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 눈물! 실제로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움직이는 입과 눈물샘의 신경이 같아 먹이를 삼킬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이러한 악어가 흘리는 눈물이 진정한 눈물이 아니듯, 정치인들이 흘리는 소위 ‘악어의 눈물’은 국민에게 진심 어린 눈물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급조한 것으로, 악어새와 같은 공생자를 찾는 몸부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위선적인 ‘악어의 눈물’과 순수함의 결정체인 ‘눈물’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값싼 눈물로 진실을 호도할 수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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