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지막 밤에, 그 눈이 오기 전 날
눈썹 위에는 그대 손톱처럼 닳은 달이 허옇게 멀뚱하고
밤하늘에 걸린 듯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났다
바래질 만큼 추운 밤,
날이 시어지면은 어쩐지 옥수수 생각이 난다
알알이 떼어낸 찐 옥수수를 한입에 털어 먹이곤 했던
어린 손주를 대하던 흰 구불머리의 당신이 생각난다

그 아침엔, 그 흰 머리칼 같은 눈이 굵게도 내렸다
어느 샌가 머리도 볶을 수 없었던 당신의, 닳은 손등이 영 굳어진 날
삭풍이면 불어 마시던 국화차를 이제는 누가 끓여줄 텐지

속이 쓰리다던 믹스커피를 훌쩍 마실 만큼 나는 자랐는데,
더해갈 나의 겨울에 당신 앉은 조그마한 자리가 늘어지듯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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