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이나 책을 말하라고 하면 나는 장준하 선생의 <돌베개>를 든다. 고등학교 시절 책 읽기를 좋아해 종종 들르던 동네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장준하 선생의 <돌베개>였다.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단숨에 읽었고 책을 읽으며 나는 애국심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이때부터 장준하 선생은 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장준하 선생은 평양 숭실중학교에 입학하였다가 부친이 교목으로 있는 신성중학교로 전학하여 그곳을 졸업했다. 평양숭실전문학교에 진학하려 했으나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가 되자, 후에 일본 도요대학 철학과에서 공부했고, 일본신학교로 전학했다. 1944년 결혼한 지 일주일 만에 일본군 학도병에 징집되어 중국으로 갔으나 탈출을 한다. 탈출부터 약 6개월 동안 6천리의 중국 대륙을 걸어서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있는 곳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은 위태롭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일본군의 추격과 공격, 중국군의 오해, 배고픔과 추위 등 수없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견디어 낸 후 광복군으로 편입되어 특수훈련을 받았다. 또 1945년 11월 임시정부 제1진으로 김구 주석의 비서겸 광복군 대위로 대한민국에 돌아온다.

  <돌베개>는 창세기 28:10-15에 나오는 야곱의 ‘돌베개’에서 따온 말로 이 책에서 선생은 학병들의 독립운동과 대일항쟁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 정부 안에서의 갈등과 조국 광복을 위한 노력, 환국한 광복 지도자들의 추종자들 간의 갈등과 견제 등을 서술하고 있다. 특히 독립운동을 했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과 광복군 출신이라고 자랑하는 자들이 과연 무엇을 했는지 탄식하면서 ‘못난 조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일관된 생각이 이 책에 흐르고 있다. 선생의 곧은 정신과 언행이 일치하는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애국의 의미와 중요함,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했으며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언어뿐만이 아니라 생활로 실천하는 선생의 모습은 귀감이 되는 애국자의 모습으로 오늘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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