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 베어드봉사단 <희망나눔>은 희망TV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 출연했다. 아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그 아이들이 또 다른 나눔을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희망나눔팀. 지금부터 그들이 어떻게, 어떤 나눔을 실천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기 계신 네 분 모두 숭실 베어드봉사단 <희망나눔>팀이에요. 먼저 본인과 봉사단에 관해 소개 부탁드릴게요.
이성우 군(이하 이) : 안녕하세요. <희망나눔>팀에서 팀장을 맡은 경영학부 이성우라고 합니다. 저희 팀은 2016 Dreamwith 봉사단 공모전에 합격하여 부천시 샬롬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게 됐어요.
이수민 양(이하 수): 안녕하세요. 저희 팀은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거기서 부팀장을 맡은 사회복지학부 이수민이라고 합니다.
박혜수 양(이하 박): 안녕하세요. 저는 홍보를 맡은 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박혜수라고 합니다.
권지영 양(이하 권): 안녕하세요. 저는 총무를 맡은 전기공학부 권지영이라고 합니다.
그럼 <희망나눔>팀에서 진행한 봉사 프로그램은 무엇이고, 그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이: 저희 팀은 지역아동센터에서 5개월 동안 ‘우화, 나눔을 품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우화, 나눔을 품다’는 아이들이 직접 우화 책을 만들고, 완성된 우화 책을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활동이에요. 그래서 우화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도 창작하고, 이야기에 맞는 삽화도 그리고 삽화를 그리기 위해 동물원도 갔다 왔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족이나 친지분들을 모시고 이 우화 책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 기념회도 열었어요.
권: 우화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처음 3회기 동안은 캐릭터를 설정하거나 교훈을 정해서 우화 이야기를 짰어요. 다음에는 아이들과 동물원에서 직접 동물을 보며 동물들을 어떻게 표현해 내면 좋을까 고민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를 바탕으로 삽화도 그렸고, 저희는 이 이야기와 삽화를 모아 여러 번의 수정 작업 끝에 책으로 만들었어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고안해 내셨나요?
이: 아동 관련 봉사를 기획하면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의미 있는 시간이 될까 하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아이들에게 친숙한 것들을 고민하다 보니 우화가 떠올랐고, 이 우화를 아이들과 함께 직접 만들어 보면 좋겠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이 완성한 이 우화를 다른 지역아동센터에 기부한다면 아이들도 나눔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또한 우화를 만들면서 창의성도 기르고, 협동심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우화, 나눔을 품다’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죠.
특별히 아동 관련 봉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수: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아동 관련 봉사를 접했어요. 처음에는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를 찾아보다가 집 3분 거리에 지역아동센터가 있더라고요. 가까우니까 자주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봉사를 하다 보니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어요. 이후에도 아동 외에도 장애인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를 했지만 아이들만큼 많은 관심이 가는 봉사 대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꾸준히 아동 관련한 봉사를 하고 있어요. 게다가 저는 지금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데, 진로도 아동이나 청소년 대상으로 잡고 있어요.
박: 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어른이 돼서 다른 아이들에게 또 다른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동 봉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권: 대학교에 들어오면서 여러 분야의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에 아동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아이들과 함께 우화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박: 저희는 아이들과 함께 총 4개의 우화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이야기는 <작은 힘에서 큰 힘으로>에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경찰 북극곰이에요. 북극곰은 자존심이 강해서 어떤 일이든 자기 혼자 해결하려고 하죠. 그러던 어느 날 여우가 목걸이를 도둑맞아서 북극곰에게 찾아달라고 의뢰하죠. 자만심이 강한 북극곰은 혼자 찾으려 하지만 결국 찾지 못해요. 그래서 탐정인 펭귄과 함께 힘을 합쳐서 찾다 보니 목걸이를 찾게 돼요. 이 이야기의 교훈은 ‘자만하지 말고 서로를 이해하자’에요.
권: 두 번째 이야기는 <토식이가 사라졌어요>에요. 이 이야기의 배경은 토끼 마을로, 이 마을에는 당근 주스 공장이 있어요. 어느 날 이 당근 주스 공장에 당근이 다 떨어져서 어른 토끼들이 당근을 찾으러 산속으로 떠나요. 이 모습을 본 어린 토끼인 토식이는 살아 있는 당근을 찾겠다며 산속으로 들어가죠. 하지만 길을 잃은 탓에 돌아오지를 않았고, 토식이가 걱정된 어른 토끼들은 토식이를 찾으러 나서요. 그때 한 비둘기가 날아와서 호랑이가 토식이를 데리고 갔다며 알려 줘요. 이 소식을 접한 어른 토끼들은 사색이 돼 토식이를 찾으러 다니죠. 하지만 알고 보니 호랑이는 토식이를 잡아먹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길을 잃은 토식이를 토끼 마을까지 데려다준 것이었어요. 즉, 이 우화의 교훈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자’에요.
이: 세 번째 이야기는 <물고기를 훔친 독수리>예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물고기를 파는 거북이에요. 근데 이 거북이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독수리가 날아와서 물고기를 훔쳐가는 거예요. 이에 화가 난 거북이는 자신의 동료인 화가 곰에게 자신의 등딱지에 물고기를 그려 달라고 요청해요. 등딱지에 물고기 그림을 그린 거북이는 물고기인 척 그곳에 엎드려 있어요. 거북이를 진짜 물고기로 오해한 독수리는 물고기를 훔치기 위해 날아들었지만, 거북이의 단단한 등딱지로 인해 부리에 상처를 입고 잘못을 뉘우쳐요. 이후에는 독수리와 거북이가 화해하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예요.
수: 네 번째 이야기는 <게들과 소라게>예요. 바다에 게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는 소라게 하나가 살고 있어요. 게들은 옆으로 걷는데, 소라게는 앞으로 걷잖아요? 그래서 게들은 소라게한테 “너는 왜 앞으로 걷니? 그렇게 걸으면 안 되지”라며 놀려대요. 상처받은 소라게는 부모님께 달려가 “나는 왜 소라게냐, 왜 나만 앞으로 걷냐”며 슬퍼하죠. 그러던 어느 날 체육대회가 열려요. 이 체육대회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는데 앞으로 걷는 소라게는 옆으로 걷는 게들보다 빨라서 1등을 하게 되죠. 그때 소라게는 ‘나도 가치 있는 존재구나,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달아요. 그리고 게들은 1등을 한 소라게에게 사과하고 칭찬을 건네며 화목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예요.
봉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나요?
수: 저희가 동물원과 파주 책 마을 이야기를 방문하는 야외 활동이 두 번 있었어요. 근데 야외 활동을 나가니까 아이들이 너무 신난 탓인지 통제가 안 됐어요. 아이들 안전을 위해서 어느 정도 통제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큰소리로 말을 해도 잘 안 들어서 진행을 하는데 힘들었어요.
권: 책을 만드는 과정이 생각보다 너무 복잡해서 힘들었어요. 저희 중에 그림을 전공한 사람도 없었고, 마지막에 책을 다듬기 위해 필요한 포토샵을 잘 아는 사람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해 조원들이 하나하나 배우고 알아 나가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손도 많이 가고 시간도 두 배로 걸리더라고요.
봉사를 하면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나요?
박: 아이들이 쉽게 마음을 열어준 덕분에 친해지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하지만 중간에 프로그램하면서 애들이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조금 힘들긴 했죠.(웃음) 마지막 출판 기념회를 끝내고 보니 잘 따라와 준 아이들이 고맙기도 하고 제 자신이 뿌듯하기도 했어요.
특히 아이들과의 마지막 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 같은 경우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아이들한테 마음이 잘 안가더라고요. 그런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정이 많이 들었던 건지 막상 헤어지려 하니까 너무 아쉽더라고요. 특히 마지막에 활동을 끝내고 지하철역을 가는데 아이들이 가지 말라고, 배웅해 준다고 역까지 따라오는데 그게 너무 슬펐어요. 그때 ‘아, 내가 이래서 아이들을 만나는 봉사를 하는구나’ 하고 느꼈어요.
이: 이 봉사를 통해 나눔을 주는 사람, 그리고 그 나눔을 받는 사람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소통이 잘 될수록,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들이 잘 전달됐고, 아이들이 잘 흡수했거든요. 아이들과 소통이 원활한 덕분에 단순히 도움을 주는 일반적인 봉사가 아니라 소중한 시간과 추억을 쌓아가는 그런 프로그램이 됐다고 생각해요.
이: 저는 아이들을 대할 때 말을 조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어느 날 한 친구가 저에게 어떤 선생님이 안 왔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선생님 안 왔는데, 왜 그러냐 했더니 그 친구가 그 선생님을 무서워하고 있더라고요. 그 이유인즉슨 그림 그리는 시간에 그 친구가 실수를 하나 했는데, 그 선생님이 “너 왜 이렇게 그리니, 다시 그려라”며 혼내셨다고 해요. 이 친구는 이 꾸중에 상처를 받아 그 선생님을 무서워하게 됐어요. 그래서 이런 걸 보면서 이렇게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말을 조심해야겠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