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본교 이사장 자리에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취임했다. 김 목사는 신도가 수만 명이 넘는 대형 교회인 명성교회의 원로 목사이며, 과거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지난 7일(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고자 종교계 인사들을 초청하였는데, 김 목사는 이 자리에 참석하여 박 대통령과 정국현안을 논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목사는 수많은 사람과 조직을 이끌어 본 경험이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과거 했던 설교를 보면 다소 의아한 점이 있다.

  김 목사는 지난 2014년 5월 ‘믿음의 3요소’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하나님이 공연히 이렇게 (세월호를) 침몰시킨 게 아니다. 나라를 침몰하려고 하니 하나님께서 대한민국, 그래도 안 되니 이 어린 학생들, 이 꽃다운 애들을 침몰시키면서 국민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또한, 같은 달 ‘풍랑 속의 메시지’라는 설교에서는 “세월호와 해경 때문에 청와대, 해수부(해양수산부), 안전부(안전행정부), 방송 비판 안 하는 데가 없다. 그러면 안 된다. 우리는 이 모든 문제를 그렇게 하면 절대로 풀 수 없다.”고 말했다.

  수많은 신도의 정신적 지주임과 동시에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여러 신도의 생각과 태도를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종교계 지도자가 가지는 권위와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김 목사는 설교를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하지 않았을까?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과 분노한 국민에 대한 공감이 부재한 위 발언은 적절하지 못했다. 설교 중 일부분만을 발췌해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참작해 보아도 유감스럽다. 본인이 세월호 유가족이었어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김 목사가 세월호 참사로 상처 받았을 사람들을 감싸주고자 하고 배려했다면 이런 설교를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자라나면 그 조직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김 목사는 본교 구성원에게 의문과 불신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김 목사는 앞으로 본교 법인을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 구성원에게 이를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