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이는 성격이 참 좋아”, “△△는 성격이 왜 그래?”, “□□는 성격 때문에 친구가 없나” 등 성격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상에서 참으로 많이 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형제, 자매가 있는 학생들이라면 부모님으로부터 “똑같이 내가 낳았는데, 어쩌면 형제(자매) 간에도 그리 성격이 다르냐”하는 말씀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성격은 우리 삶에서 친숙한 주제이기도 하고, 또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성격이란 무엇일까?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이 있을까? 필자 역시 많은 상담 사례에서 친구관계, 이성관계, 부부관계 등 많은 관계에서 성격이 ‘맞지 않아서’ 갈등을 겪거나 심한 경우 관계가 단절되고 이별을 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런데 이를 뒤집어 가만히 생각해 보자. 서로가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말은, 서로가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우리 각자가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자신의 성격과 타인 간의 성격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담학에서도 이러한 관점에서 성격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본다. 
 
  상담학과 심리학에서는 성격의 의미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개인의 독특한 행동 이면에 존재하는 개인의 일관성 있는 본질’이라고 정의 내린다. 즉 한 개인의 독특한 면, 또는 그 독특한 면이 일관되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규정할 수 있고 그 모습을 그 사람의 진면목이라고 이해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봤을 때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이 따로 있다고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독특함과 일관성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따라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 부딪치기도 하고 조화를 이루기도 한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개인이 성격을 형성해 가는 데에는 타고난 기질(예: 순하다, 까탈스럽다, 예민하다, 외향적이다, 내향적이다 등)과 더불어 부모의 양육태도, 즉 자녀에 대한 부모의 태도가 전반적으로 허용적인지, 통제적인지, 방임적인지에 따라 그 자녀가 자신의 성격을 형성해 간다고 본다. 또 유아기 때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어떤 물리적, 심리적 환경 하에서 살았는지,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나면서 인간관계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한 사람이 성인이 될 때까지 형성된 성격의 면면이 달라질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건강한 인간관계를 누리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타인과의 성격 차이를 ‘다름’ 자체로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격장애와 같은 병리적 측면의 성격을 제외하면,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간관계는 ‘서로 다른 독특성과 일관성을 지닌 성격’들의 만남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앞으로는 인간관계에서 갈등이 있을 때, “저 OO은 성격이 왜 저럴까?”라는 질문보다는 “나와 OO의 성격이 어떤 면에서 다를까?”라고 이해하고, 성격의 ‘서로 다름’을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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