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지속되면서 봉사활동이 ‘스펙’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3일(토) 취업포탈 커리어가 대학 신입생 466명을 조사한 결과, 35.4%의 학생들이 ‘취업 준비를 위해 대학생활 기간 동안 열심히 하고 싶은 일’로 봉사활동을 꼽았다.

  대학생들의 취업 준비로 모든 봉사활동 기관이 호황인 것은 아니다. 기업이 주관하는 봉사단에는 많은 지원자가 몰리지만, 취업과 직결되지 않거나 일이 힘든 봉사활동에는 여전히 일손이 부족하다. 이러한 ‘풍요 속 빈곤’은 본교의 봉사센터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봉사프로그램은 다양한데 이 중에서 상대적으로 일이 힘들거나,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분야의 봉사는 지원자가 부족하다.

  반면 기업과 연계된 봉사나 쉽게 봉사활동 시간을 취득할 수 있는 보여주기식 봉사에는 많은 대학생들이 지원한다. 모 대기업이 운영하는 봉사센터에는 380명을 뽑는데 5034명이 지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사실 진정한 봉사보다는 취업을 위해 봉사활동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일 것이다”고 답했다.

  사실상 기업이 주관하는 곳에만 봉사자가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일어나는 세태는 봉사 지원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사회의 책임이 크다. 봉사활동이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이전에,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의무화하고 봉사자에게 혜택을 부여한 사회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봉사활동이 의무화되고 이에 따른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생기면서 학생들은 자발적 봉사활동의 진정한 기쁨을 느끼기보다 이익을 위해 억지로 봉사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세태 가운데서도 마음에 우러난 봉사활동을 해온 사람들도 많이 있다. 학업과 취업 준비에 바쁠 우리 학생들 중에서도 시간을 쪼개 꾸준히 봉사활동을 지속해 오는 학생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봉사활동의 모든 과정은 자신을 위한 기쁜 일이자, 남을 돕는 진정한 봉사다.

  이들이 그랬듯이, 봉사다운 봉사는 해본 사람만이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본교 학생들도 공강 시간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 봉사활동에 발을 담가 봉사의 참된 의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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