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의 단편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가진 영화 <컨택트>는 인간과 외계인의 만남이라는 진부한 소재에서부터 출발한다. 단, 인간과 만난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하고 파괴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타 SF영화와의 차별성을 가진다. 
 
  <컨택트>가 표방하는 것은 인간과 외계인의 소통에 있다. ‘외계생명체의 언어’를 중심에 놓고 소통과 화합, 그 속에서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갈등을 다루는 이 영화는 SF영화에서 드문 철학적 요소를 지닌다. 
 
  아주 갑작스럽게, 세계 각 지역에 거대한 타원형의 외계 비행물체 12기가 찾아온다. 의문의 신호가 흘러나오는 이 공간은, 18시간마다 한 번씩 문이 열리며 지구인을 외계 비행물체 안으로 불러들인다. 신호를 해독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시작되는 가운데,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애덤스)와 물리학자 이안(제러미 레너)을 군 전략팀에 합류시켜 신호 해독에 앞장선다. 루이스와 이안은 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그들의 언어를 해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들의 방문 목적이 전쟁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외계 생명체와의 소통이 가까워지는 만큼 정부의 생각은 점점 그들과 다른 방향성을 보인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계인보다, 세계 각국이 표방하는 소통의 모습은 폐쇄적이며 한데 모이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 <컨택트>는 세계정세까지 SF영화에 버무리며 영화만의 상징성을 가진다. 동시에 SF 스릴러 장르의 장기를 살리며 긴장과 호기심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특히 <시카리오>와 <그을린 사랑>으로 이미 정평이 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차분한 카메라 워크는 관객과 인물의 심리를 완벽하게 밀착시켜 시종일관 몰입을 유도한다. 외계인의 언어들을 하나하나 해석하며 복선을 되짚어 보는 것도 영화 <컨택트>의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하나씩 되짚어 보며 진정한 소통과 화합에 대해 생각해 보는 순간이야 말로 영화 <컨택트>가 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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