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라는 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아마 스펙일 것이다. 영어 단어 ‘Specification’의 준말로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등을 합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여기에 더해 자격증, 공모전, 제2외국어, 대외활동, 사회봉사,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지난 몇 년간은 독특한 경험이라고 해서 스킨스쿠버를 비롯한 레포츠 경험까지도 스펙이라는 거대한 범주 안에 들어간다. 또 최근에는, 인턴경험이라는 스펙이 가장 중요해졌다고 한다.

  매섭던 겨울바람이 지나가고 봄바람과 함께 기업들의 채용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른바 취업카페의 스펙평가 게시판 역시 분주해졌다. 희망직종 및 자신의 스펙을 올려 피드백을 받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대부분 어느 분야, 어디를 희망하는지까지도 질문으로 남겨 놓는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다른 회원들의 답변은 비슷하다. 문과의 경우는 토익과 토익스피킹, 오픽을 올리라고 충고하고, 이과의 경우에는 기사 자격증을 따라고 얘기해준다. 이러한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먼저 본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지 않나 물음표가 생긴다. 스펙이라는 것이야 이미 말한 대로 준비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러기에 더더욱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직무에 대해서 알아야 하지 않나 싶다. 선배와의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고, 교수님과의 대화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니면, 학교의 경력개발센터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학생활 혹은 사회생활이 꼭 취업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근래 가장 슬픈 단어인 청년실업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자기 탐색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오래 산 것도, 그리고 무엇보다 알 만한 대기업, 공기업, 중견기업의 현직자도 아니어서 펴고자 하는 주장이 힘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갓 취업한 선배들과 이야기를 직접 해보거나 혹은 어느 기업의 누구와 인터뷰한 기사를 보면, 대부분 자신의 진정한 적성을 찾기 위한 탐색기간을 가졌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펙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과서 밖의 세상을 구경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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