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 학기가 시작하면 교내 동아리들이 새 회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쌀쌀한 날씨를 무릅쓰고 베어드 홀부터 신양관까지 자리잡은 동아리 회원들의 몸짓과 목소리, 관심을 갖고 기웃거리거나 설명을 듣는 신입생들이 만들어 내는 시끌벅적함이 캠퍼스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그 광경을 보며 동아리의 숫자에 놀라고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성격에 다시금 눈길을 주게 된다. 이들은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모임을 이루는 것은 결국 사람이며 비슷한 취미와 가치를 지닌 이들이 서로 어울려 관계를 맺으며 그를 통해 친목과 우애를 다진다. “나”라는 존재와 “나의 삶”을 “우리”와 “우리의 삶”이라는 좀 더 큰 틀 안에서 다듬는 좋은 기회이다.

  대학에 갓 들어온 신입생들이 겪는 일 중 하나가 이질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이다. 중‧고교 때까지 익숙했던 이들과는 다른 낯선 이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학과 생활이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나와 다른 것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사는 방식을 배운다.

  대학은 학문을 갈고 닦는 곳이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전의 예비단계이기도 하다. 동료 간의 경쟁을 도외시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공존과 상생의 방식도 배운다. 나와 다른 남과 같이 살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대화를 통한 소통이다. 예전에는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다니면 “아싸”라고 불렸지만 이제는 스스로 “아싸”가 되는 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남에게 간섭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 한다. 혼밥, 혼술이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나만의 세계에서 나만의 취향을 즐기는 시대에 점점 더 대화와 소통은 어려워진다. 하지만 우리는 로빈슨 크루소가 아니기에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나의 삶과 우리의 삶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배우는 것도 신입생뿐 아니라 재학생들에게도 훗날 좋은 재산이 될 수 있다. 지금의 한국 사회를 온통 떠들썩하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 역시 불통(不通)에서 비롯된 아집과 독선임을 잊지 않는다면 새삼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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