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을 타고 오랜 역사 속으로 흘러가보자. 태초의 인간이 살아 숨쉬는 원시공동사회부터 증기기관이 밤낮없이 작동하는 근대시대까지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했다. 지난 7일(화), 진리관 522호에서 본교 황준성 총장의 ‘창조경영특강’이 열렸다. 황 총장과 함께 역사 속 세계열강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고, 머지 않아 다가올 시대의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변화무쌍한 세계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저는 오늘 ‘세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주제로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세계는 강대국들에 의해 여러 발전과정을 거쳐 왔습니다. 지금도 세계는 세계강국들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세계강국들이 어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앞으로의 변화에 미리 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여러분께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도토리’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도토리 키 재기, 다람쥐, 도토리묵…’ 아마도 여러분의 머릿속엔 여러 가지 단어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사이버 머니로 사용됐던 일명 도토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난 1999년도에 만들어진 인맥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인 ‘싸이월드’에서 사용됐던 사이버 머니를 ‘도토리’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싸이월드 상에서 우리는 ‘도토리’를 이용해 각자의 미니 홈페이지를 꾸몄습니다. 과연 우리 조상들은 후손들이 산에서 나는 열매인 ‘도토리’를 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이는 세계가 변화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변화무쌍한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2000년대에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세대인 저는 아직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다 익히지 못해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으로 문서 작업을 하거나 사진을 편집하는 등 이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죠. 여기서 저는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서 제가 젊은 세대들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가끔 이러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 시대가 변화하지 않기를 바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계의 변화를 중단시킬 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계의 변화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세계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계속 뒤처질 것이고 반대로 변온동물처럼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할 수 있다면 남들보다 비교적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역사 속 세계열강들의 ‘글로벌 경쟁력’
 
  여러분, 저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8천년 전 과거로 돌아가 세계의 역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아봅시다. 우리는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을 당시 원시공동사회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원시공동사회는 국가 체제가 아닌 협업하면서 살아가는 단순 공동체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죠. 그때 인간들은 마음껏 산에 열린 열매들을 채취하고 들판으로 나가 들짐승을 사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대가 무려 3천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원시공동사회에서 인간은 그날 구한 양식을 바로바로 소비했고 그들에겐 일용할 양식을 저장해 둘 여유가 없었습니다. 채취와 사냥만으로는 남을 만큼의 양식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은 직접 씨나 모종을 심어 양식을 기르는 농사법을 익히게 됐습니다. 날이 갈수록 인간들이 생산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많아졌고 ‘잉여 생산물’을 축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잉여 생산물이 등장하면서부터 세상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게 됩니다. 그 뒤로 ‘가진 자’는 ‘못 가진 자’를 지배하기 시작하죠. 이처럼 우리는 인간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분류한 것을 ‘계급’이라고 부릅니다. 더불어 역사학자들은 이 시기를 고대노예사회라고 칭합니다. 
 
  고대노예사회에서 이들은 서아시아에 있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에서 지배계급을 중심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각 지배계급은 피지배계급을 노예로 만들어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워 나갑니다. 가령 그들이 전쟁을 일삼으면서 주변 영토를 늘려가는 것을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이 전쟁을 일삼았던 것은 그 당시 지배계급의 힘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바로 토지였기 때문입니다. 토지를 소유한 사람만이 노예를 부려 농사를 짓고, 이에 따라 잉여 생산물을 축적할 수 있거든요. 여담으로,  그 당시 세계를 평정했던 강국은 ‘로마’였습니다. 로마는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고 주변 세력을 물리치면서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로마에는 한동안 평화가 찾아왔는데 역사학자들은 이때를 ‘팍스 로마나’라고 불렀죠.
 
  다음 중세봉건사회로 건너가 봅시다. 그 당시엔 네덜란드와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이 이 시대의 패권을 쥐고 있었습니다. 세 국가들은 끊임없이 해상 전투를 벌여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그들은 아프리카 등 여러 약소국을 정복해 식민지로 삼고 그들에게 강제로 상품을 팔아 금과 은을 축적했습니다. 그리고 강대국들은 더 많은 금과 은을 확보하기 위해서 무역전쟁을 일삼았습니다. 
1825년에 영국의 제임스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면서 중세봉건사회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선 기계화가 시작됐고 이로써 동일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양의 자원을 생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는 이를 ‘산업혁명’이라고 부릅니다. 산업혁명과 동시에 세계는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노동자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서 최대한 많은 자원을 생산하는 국가가 세계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영원한 1등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어떤 국가가 새로운 경쟁력을 얻어 세계를 주도하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미래학자마다 앞으로 어떤 국가가 강국으로서 세계에 영향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어떤 미래학자는 “이제 세계의 패권이 동아시아로 넘어갈 것이다”며 “그 중심엔 한국과 중국이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영원한 1등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릴 만큼 세계를 주도하는 강국이었습니다. 현재 영국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라는 재정적 위기에 처하게 됐고 유럽연합(EU)을 탈퇴했습니다. 그리고 중세시대에 세계를 지배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현재 유럽에서 후진국 대열에 속해 있습니다. 
 
  저는 영원한 1등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마다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원시공동사회의 잉여 생산물부터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까지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기준은 계속 변화했고 이에 따라 패권을 쥔 국가도 변화해 온 것입니다.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 ‘창의력’
 
  여러분은 어렸을 적에 한번쯤 ‘개미와 베짱이’라는 이솝우화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동화 속에서 개미는 성실하게 일하면서 먹을 양식을 모으고, 게으른 베짱이는 노래를 부르며 편안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나 겨울이 오자, 베짱이는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림에 시달렸고 굶주림을 참지 못한 베짱이는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하죠. 이 동화는 아이들에게 근면성실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안겨줍니다.
 
  저는 동화의 내용과는 다르게 현재 세계는 과거와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 ‘쥬라기 공원’을 만들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GM’이 자동차 150만 대를 팔았을 때와 맞먹는 규모의 돈을 벌어들입니다. 또한 마크 저커버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만들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전문 지식보다는 창의력이 글로벌 경쟁력이 되는 시대, 우리는 지금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창의력을 중심으로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국가들이 눈여겨보는 3D프린팅, AI, 사물인터넷, 나노기술 등의 모든 기술들이 바로 창의력에서 시작된 기술입니다. 
 
  과연 어떤 국가가 세계의 중심이 될까요? 그것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변화를 주도하는 국가가 반드시 세계의 중심에서 전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만은 확실합니다. 
저작권자 © 숭대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