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통령 탄핵사건이 법의 판단으로 일단락되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서로의 입장에 따라 격렬한 찬반 행동이 지난 몇 개월간 사회의 모든 이슈를 잠재웠지만 판결문이 지적하듯이 대통령은 국민의 신임을 배반하고 모든 국가기관의 근거인 헌법을 위반한 것이기에 법에 의해 탄핵을 받은 셈이다. 헌법은 국민이 만든 것이기에 헌법을 위반한 것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의 약속뿐 아니라 국민의 명령을 어긴 것이라 할 수 있으니 민주주의에서 이보다 더 큰 잘못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 시대에 벌어진 부끄러운 역사의 장면을 지켜보며 각자가 느낀 점은 정치적인 입장이나 가치관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믿고 있는 상식이나 정상적인 것에 대한 인식 자체가 서로 너무 다른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있고 그러기에 각자의 상식이 다를 수는 있지만 자기 방식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것은 성숙한 자세가 아니며 한 집단의 지도자가 취할 자세는 더 더욱 아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각자의 상식으로부터 모두가 공감하고 용인하는 최소한의 공통가치를 기준으로 삼고 따라야 한다.

  이번 사태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지금껏 알게 모르게 외면하거나 묵인해 온 우리 사회의 숨기고 싶은 모습 또한 드러냈다.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위험한 사회, 비상식을 상식으로 애써 받아들인 사회, 힘 있는 자에게 관대했던 사회, 내게 직접적으로 손해를 주지 않아 그저 방관했던 우리 사회의 민모습을 이제는 버리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되돌릴 때이다.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사회가 제자리로 돌아가려면,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려면, 우리 스스로가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바름으로써 나라를 다스린다(以正治國)는 말처럼 모두가 인정하는 바른 말,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을 다시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그 주체는 특정 소수가 아닌 일반 대중이며, 그러할 때 더 이상 사회적인 힘을 낭비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 것이 이번 사태의 교훈이자 수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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