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가면 눈에 아주 잘 띄는 곳, 사람들의 발길이 한 번쯤 꼭 머무는 곳이 어디일까? 바로 분야별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책인 베스트셀러(Best seller)를 모아 놓은 부스일 것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주간·월간 베스트셀러의 순위와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베스트셀러 순위는 단순히 많이 소비된 책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순위에 오른 책의 면면을 보면 우리 사회에 현재 유행하는 것과 화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음은 물론이고 시대의 흐름과 경향, 대중의 취향과 관심 분야도 알 수 있다. 특히 일반 대중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퍽 흥미롭다. 예컨대 2010년 7월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정의란 무엇인가>는 그것의 표제처럼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이 바로 이 사회의 ‘정의’임을 웅변적으로 말해 준다. 여기에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정의롭지 못하다는 대중의 공통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미국에서 고작 10만 부 남짓 팔린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200만 부 이상이나 팔린 데에는 이와 같은 이유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는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존감 수업>에서는 우리 사회에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과 저마다 그것을 인식하고 변화를 위해 분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개정 출간된 <국가란 무엇인가>에서는 대중들이 국가에 대해 느끼는 실망과 분노가 크며, 국가의 존재 의미와 국가의 역할과 당위에 대해 고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일련의 책들이 있다. 일명 ‘○○사회’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이다. 이 책들 모두 우리 사회의 병들고 아픈 단면을 굴절 없이 보여준다. 이미 출간된 <냉소사회>, <욕망사회>, <지위경쟁사회>, <대리사회>, <피로사회>, <투명사회>, <어른 없는 사회>, <마음을 상품화하는 사회>, <평가지배사회>, <중독사회>, <블랙박스 사회>, <병목사회>, <근시사회>, <무업사회>와 곧 출간될 <혐오사회>, <불평등사회>, <감정사회> 등에서 우리 사회의 실상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두 달 반 동안 열거한 책 대부분을 읽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다음의 책들은 여운이 많이 남았다. 일일이 내용을 소개하기는 어려우나 제목만 보더라도 어떠한 내용인지는 대강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냉소사회>, <단속사회>, <지위경쟁사회>, <대리사회>는 텍스트의 난도가 높지 않아 지하철 안에서도 읽을 수 있을 정도이다. <피로사회>와 <투명사회>는 다분히 철학적인 담론이 개재되어 있어 자세를 바로 하고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부디 이 책을 읽는 여러분 스스로가 우리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내가 경험한 사회는 어떤 사회였는가 생각해 보고 또 앞으로 어떤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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