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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대극회’부터 스크린까지, 그들의 연기 인생
글·사진 현재건 기자  |  ryan5076@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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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4호] 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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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무대 는 환상 속의 공간이다. 배우는 무대 위에서 상상했던 모든 것을 연기할 수 있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온몸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 박원상과 정석용, 두 배우는 본교 연극동아리 ‘숭대극회’의 무대부터 대학로 무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해왔을까? 그들의 연기 인생을 본지와 함께 들여다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원상(이하 박): 안녕하세요, 저는 1988년도에 숭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입학하고, 1996년에 졸업을 했습니다.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 박원상입니다.
 
  정석용(이하 정): 안녕하세요, 저는 1998년도에 숭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 정석용입니다. 저희는 숭실대학교 연극 동아리 ‘숭대극회’에서 선후배 사이로 만났습니다.
 
 
  숭대극회에 입부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생이 될 무렵에 우연히 소극장에서 연극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연극의 매력에 빠졌고 무대에 올라서는 것을 꿈꾸게 됐어요. 그때부터 연기를 전공하고 싶어서 연기와 관련된 전공이 있는 대학에 입학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결국 연기를 전공할 수 있는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본교에 입학했습니다. 연기를 전공하지는 못했지만 본교 내에서 연극을 배울 기회를 찾기 위해 연극 동아리가 있는지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숭대극회’라는 동아리에 입부했죠. 숭대극회에 입부한 것은 정말 옳은 선택이었어요. 그때부터 꿈꿔왔던 연기를 실제로 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정: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던 저는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야겠다’는 다짐을 막연하게 했어요. 그런데 숭실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우연히 연극 동아리 ‘숭대극회’가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망설임 없이 숭대극회에 입부했습니다.
 
 
   
 

 

 
  숭대극회 활동 당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박: 숭대극회에서는 신입생 공연, 가을 정기공연, 채플 공연 등 1년에 총 4번의 공연을 했어요. 저는 1학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공연에 참가했었죠. 한 번은 복학을 하고 어떤 작품을 처음으로 연출했는데, 연출이 처음이기에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공연 하루 전날 그 연극이 시작하는 꿈을 꿨어요. 정말 신기했죠. 그 꿈의 내용을 연극에 포함시키기도 했어요. 그때의 설렘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가끔은 ‘첫 연출을 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답니다.
 
  정: 사고를 쳤던 기억이 나요. 4학년 때 ‘로물루스 대제’라는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적이 있었어요. 그 작품은 숭대극회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연출했던 작품이었죠. 그 연극에서 나무가 필요한 장면이 있었는데, 문득 ‘살아있는 나무를 무대에 세워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학교 뒷산에 가서 나무를  베어 오라고 시켰어요. 하기 싫다는 후배들을 두고 “나무 자를래, 공연할래, 그만둘래”라며 압박을 했었죠. 그 말을 듣고 후배들이 나무를 한 그루 베어왔는데 하필이면 그 나무가 학교의 경상관 기념 식수였어요. 그날 이후 한동안 학생과를 끌려 다녔었죠. 과욕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연출이다 보니 멋있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 실수를 저질렀었죠.
 
 
  연극을 하는 것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박: 그 당시에 제가 학교에서 연극을 하는 것을 크게 반대하셨어요. 왜냐하면 제가 막내라서 부모님이 저를 애지중지 키우셨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의 장래에 대해 많이 걱정하셨죠. 그런데 “자식 이기는 부모없다”고, 저는 꿋꿋이 제가 하고 싶던 연극을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숭대극회에서 한 작품을 연기했었는데 그때 아버지가 라면 두 상자를 들고 제 연극을 보러 오셨어요. 연극이 끝나고 부모님은 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죠. 그때부터 부모님이 저를 인정해 주셨던 것 같아요.
 
  정: 부모님께서 반대를 하진 않으셨어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제가 하는 일에 간섭하지 않으셨죠. 부모님과의 갈등은 없었고 제가 하고 싶은 연극을 계속 했었죠. 하지만 속으로는 제가 연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을 거예요.
 
 
  배우 활동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나요?
 
  박: 제가 속해있는 ‘차이무’라는 극단의 ‘운명에 관하여’라는 작품이 기억나요. 이 작품은 영화 ‘박하사탕’을 연출하신 이창동 감독의 작품이에요. 그분은 원래 소설가셨는데, 이 작품은 이 감독의 단편소설인 ‘운명에 관하여’를 각색한 연극이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카페에서 연극을 하다가 차이무에 입단하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1995년도에 대학로의 ‘학전’이란 소극장에서 처음으로 그 연극을 했죠. ‘차이무’라는 극단과 인연을 맺어 준 ‘운명에 관하여’는 제 운명을 바꿔 줬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저의 연기 인생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평소에 저는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동시에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작품을 통해 인연을 만나는 그 기대감이 제가 연기를 계속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답니다.
 
  정: 아무래도 첫 작품이 오래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영화, 연극 모두 첫 작품이 기억나네요. 제가 2001년도에 처음 영화로 출연한 ‘무사’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아요. 이 영화를 중국에서 약 5개월 동안 촬영했는데, 그 시간 동안 영화 촬영의 실무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이 영화에서 저는 ‘장하암’이라는 발 빠른 사냥꾼 역할을 맡았어요. 그래서 촬영 중에 곳곳을 뛰어다니느라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무명생활을 어떻게 버티셨나요?
 
  박: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를 버티게 해준 것 같아요. 아마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는 배우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친구들을 보면 모두 표정이 밝아요. 모두가 연기를 하는 게 마냥 좋으니까 하는 거예요. 뒤따르는 어려움들을 모두 감수할 정도로 이 일을 좋아하는 것이죠. 저도 무명생활을 비롯한 모든 힘든 시기를 그렇게 버텼습니다.
 
  정: 저도 무명 시절에는 맡은 작품이 없어서 미래가 걱정됐어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시기였죠. 그럴 때 저는 좋은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서로를 위로했어요. 그리고 가끔 등산을 다니며 저의 생각을 정리하곤 했죠.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견디고,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어요.
 
 
  두 분 모두 연극을 비롯해서 영화, 드라마에서도 연기를 하시는데, 그 가운데 어떤 것이 잘 맞나요?
 
  정: 저는 연기를 할 수 있다면 가리지 않고 좋아해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연극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연극 무대에 올라 관객의 눈을 보며 연기를 하는 순간은 정말 즐겁기 때문이에요.
 
  박: 연기를 하는 데에 큰 차이는 없지만 정 배우가 얘기한 것처럼 연극이 주는 즐거움은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라요. 연극의 무대는 하나의 환상 속의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영화, 연극 모두 각본이 있지만 연극은 비교적 각본에서 자유로워요. 그렇기 때문에 상상했던 모든 것을 연기할 수 있죠. 그리고 관객과 배우가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 있어요. 그렇게 호흡을 주고받으면 희열을 느껴요. 그리고 그 기쁨은 절대 잊을 수 없죠.
 
 
  연극을 하는 도중에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대처하는 방법이 있나요?
 
  박: 제가 대표로 말할게요. 연극은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NG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실수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배우의 즉흥성이에요. 즉흥적으로 어떻게 실수를 얼버무리느냐가 연극의 질을 결정해요. 그리고 실수 없이 모든 게 완벽한 무대보다도 즉흥적인 연기들로 무대가 꾸며지는 모습이 오히려 더 멋있어요. 정 배우도 저와 같은 생각일 거예요. 정 배우는 장난이 많고 즉흥적인 성격이어서 무대에서는 더욱 대본에 없는 연기를 많이 하는 편이죠.
 
 
  배우로서의 최대 목표가 있나요?
 
  박: 정 배우나 저나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는 없어요. 저희는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하고, 세트장에 가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여전히 지루하지 않아요. 연기를 하는 매 순간이 아직도 흥분되고 설레요. 만약 연기를 하는 것이 지루해지면, 이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죠.
 
  그런데 예전에 한번 서울 중구의 국립극장에서 80살에 가까운 선배 배우의 연기를 본 적이 있어요. 국립극장의 넓은 무대를 연기로 꽉 채우시는 선배를 보면서 ‘아, 나도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꼭 저런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생각해보면 이게 저의 목표인 것 같아요. 이 설레는 일을 죽기 전까지 하는 것이 목표인 것 같습니다.
 

  연기자라는 꿈을 가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박: 첫 번째로 즐거움, 두 번째도 즐거움, 세 번째도 즐거움이에요. 여러분이 절실히 연기자가 되길 원한다면 연기를 하는 것이 본인한테 세상 무엇보다도 즐거운 일이어야 해요. 진정으로 연기를 즐길 줄 알아야 힘든 시기를 마주했을 때 이겨낼 수 있어요. 그리고 인생은 한 번뿐이에요.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인생이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당당하게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를 바랍니다.
 
  정: 연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돼요. 연기를 하면서 ‘내가 연기를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보다는 ‘아, 이래서 연기를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야 해요. 연기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매번 힘들어지니 믿음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세요. 여러분들이 매번 확신을 갖고 무대에 오른다면 배우로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할 것이고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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