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뇌에서 그 해답을 찾다
정신건강, 뇌에서 그 해답을 찾다
  • 글·사진 신지민 기자
  • 승인 2017.03.23 20:42
  • 호수 1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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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를 이해해야 정신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 16일(목),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대강당에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의 강연이 열렸다. 김 교수가 제시하는 ‘정신건강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습관화하여 정신건강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켜 보면 어떨까.

 

  여러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프시케’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프시케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연인이자 마음의 여신입니다. 본래 인간으로 태어난 그녀는 지나친 호기심으로 인해 에로스와의 사랑을 저버리게 됐죠. 그러나 제우스의 힘으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 불멸의 여신이 된 인물입니다. 그녀가 인생에서 저지른 실수들은 모두 호기심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아마도 고대 그리스인들은 프시케의 이야기를 통해 호기심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던 속성 중 하나임을 알리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과학이란 바로 인간의 본질인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학문입니다. 즉, 과학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것에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는 것이죠. 뇌에 대한 연구도 ‘우리의 머릿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됐습니다. 정신의학박사인 제가 뇌 과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도 ‘수많은 신경세포로 연결된 뇌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인간의 마음을 만들어 낼까’라는 호기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작은 호기심이 저를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르게 하였죠.

 

  뇌와 심장, 마음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제가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릴 주제는 ‘뇌로 이해하는 정신건강’입니다. 그리고 정신건강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러분,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아마도 여러분들 중에서 마음이 뇌와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엠페도클레스는 심장이야말로 인간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며, 인간의 마음은 심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피타고라스와 히포크라테스처럼 인간의 영혼과 마음은 뇌에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한 학자들도 있었습니다만, 대부분의 고대 그리스인들이 영혼과 마음은 심장에 있다는 심주설을 신봉했죠. 이는 아마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살던 시대에는 뇌와 심장의 기능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판단의 오류겠지요. 반면 현대인들은 심장은 혈액을 공급하는 기관에 불과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심장이 우리 몸에 있는 많은 기관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뇌는 모든 기관을 지배하는 가장 상위 기관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져 있습니다.

 

  뇌의 구성요소와 탐구방법

  뇌는 1,000억 개 정도의 수많은 신경세포 다발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리고 신경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해주는 약 1조 개의 신경교세포가 있습니다. 즉 수많은 신경세포가 뇌 속에서 신경회로를 만들어 우리의 마음을 구현해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린 자칫 뇌를 하나의 기관으로 볼 수 있지만 뇌는 부위별로 다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손과 발, 머리와 다리가 모여 우리의 몸을 이루듯, 뇌 역시 측두엽과 전두엽, 그리고 두정엽 등으로 이뤄져 있거든요. 우리는 각 부분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기능적 뇌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이 어디인지 알고 싶다면 실험 대상에게 기억과 관련된 행위를 지시한 뒤 Functional MRI로 대상의 뇌를 촬영하는 것입니다. 이때 전체 중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영역을 기억과 관련된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MRI는 자기장을 만들어 내는 커다란 자석 통 안으로 사람을 들어가게 한 뒤 고주파를 발생시켜 각 신체 부위의 내부를 영상화하는 촬영기술입니다. MRI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뇌에 대해 연구를 하기 위해 MRI를 촬영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뇌의 특정 영역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그 부분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며,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나면 자연히 많은 양의 산소가 필요하게 됩니다. 더불어 뇌의 활력소인 포도당의 공급량도 늘어나게 되죠. 그리고 많은 양의 산소와 포도당을 공급하기 위해 혈액의 흐름이 빨라지게 됩니다. MRI는 혈액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뇌의 전자기파를 측정해 이를 분석하고 각 영역의 기능을 익히게 되는 것입니다.

 

  정신건강을 위한 3가지 원칙

  여러분, 자동차가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아십니까? 첫 번째로 휘발유가 필요합니다. 휘발유는 자동차가 앞으로 갈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줍니다. 두 번째는 윤활유입니다. 물론 자동차는 윤활유 없이 움직일 수 있지만 곧 엔진이 망가져서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휘발유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윤활유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오늘 여러분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윤활유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모두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정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께 제가 만든 정신건강을 지키는 3가지 원칙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뇌의 영역은 ‘측위핵’이라는 보상회로입니다. 보상회로란 뇌 속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돼 측위 세포핵을 자극하고 쾌락을 느끼게 하는 뇌세포회로를 뜻합니다. 즉, 우리의 몸에서 뇌 신경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하는 도파민이 분비되면 측위핵이 자극을 받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듭니다. 그 뒤로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본 과정을 반복하게 되죠. 이처럼 측위핵과 도파민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다양한 동기를 부여해야 합니다. 동기부여가 활발하게 이뤄질수록 우리는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불만과 불평보다는 칭찬과 감사함을 표현하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한 가지 실험이 있습니다. 전두엽의 바깥쪽엔 행동 조절과 이성적 사고 및 판단을 전담하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이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도록 지시했을 때 한 사람에겐 계속해서 칭찬을, 또 다른 사람에겐 지적을 한다고 합시다. 이때 각자의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활성화 수준을 관찰하면 결과적으로 칭찬을 받은 사람의 배외측 전전두피질이 크게 활성화됩니다. 이는 긍정적인 생각을 할수록 쉽게 흥분하지 않고 이성적인 사고를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혹시 예스맨이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영화는 항상 불만 가득했던 주인공이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면서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여러분이 평소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상대방에게 칭찬을 건네려고 노력한다면 여러분의 정신은 예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를 해결할 방안이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쪽과 좋지 않은 쪽이 있을 때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부정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꽃밭에 사자가 숨어있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은 꽃밭에 피어 있는 꽃이 아무리 예쁘더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사자에 먼저 시선이 가게 되죠. 그런데도 우리는 어려움을 딛고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옛말에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현재 여러분께 불행한 일이 일어났더라도 곧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뇌의 발전 가능성, 인간의 성장으로 이어지다

  여러분, 혹시 가면성 우울증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가면성 우울증이란 우울한 기분이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겉으로 별로 드러나지 않는 증상을 말합니다. 가면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겉으로 보아선 전혀 우울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마음속 저변에는 우울한 감정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빠른 시일 내에 낫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러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들도 충분히 스스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고정불변한 상태가 아니며 뇌와 신경세포는 각자의 경험에 따라 더 성장해 나갈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환자뿐만 아니라 여러분 역시 각자의 마음 상태를 확인하고 잘 다스린다면 스스로 충분히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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