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지 근 3년 만에 세월호가 인양되었다는 소식에 왜 진작 인양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은 이들의 마음에 들었다. 기술적인 난관에서부터 예산, 정부의 의지 결여, 시행착오, 심지어는 대통령의 탄핵과도 연결시키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고가 난 지역의 지형적 악조건 역시 인양 작업에 어려움을 안겨주었고 인양보다는 미수습자 수습에 주력했던 점 역시 지금에야 인양이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는 인양되었고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것이고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부터 인양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와 위정자들이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를 되돌아보며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떤 가치를 최선으로 삼아야 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다. 진상조사를 교묘하게 방해하고 비용 문제를 핑계로 인양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했던 정부, 무책임한 말로 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부 위정자들, 세월호 인양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한 일부 단체들, 여론조사로 인양을 결정하자고 한 당시의 장관, 일부 언론의 편향적인 보도 등을 우리의 후손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인양된 세월호의 처참한 모습은 우리가 지금까지 어디에 최우선적인 가치를 두어 왔는지, 비단 바다에서만 이런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상념이 들게 한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의 원인은 사람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 즉 사람의 존재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맞닿아 있다. 개인의 행복과 안녕을 최우선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명제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데 우리 모두의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는 효용성과 이익의 극대화라는 이름 아래 수치로 평가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개인의 존엄성이라는 거창한 말은 차치하더라도 각 개인을 더할 나위없는 소중한 존재로 여기고 모든 가치 판단의 중심에 사람을 놓을 때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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