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도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중앙 분수대 옆으로 꽃이 고개를 내밀며, 이따금씩 날어오는 황사는 다가오는 봄을 알린다. 달갑지만은 않은 질 나쁜 봄바람과 함께 신입생들도 점차 대학이 어떤 곳인지, 대학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이 알아가는 것은 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꿈이 아닌 청년에게 한없이 냉혹한 현실이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는 과연 신입생들이 진정으로 봄을 맞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본 기자는 16학번으로서 지난해에 본교에 입학했다. 당시 신입생이었던 본 기자는 대학 생활에 대한 꿈을 품에 안은 채로 3월을 맞이했다. 동기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강의, 조금은 버거운 과제까지, 그 모든 것이 새로웠다. 하지만 갖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청년 취업난과 그로부터 기인한 과열 경쟁은 대학생활을 단지 미래를 위한 수단 정도로밖에 여기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학점과 스펙을 위해 몸부림치는 자신을 발견하며 대학생활의 꿈은 완전히 깨어졌다. 이는 비단 본 기자만의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직 한참 겨울인 것이다. 입시의 좁은 문을 전력으로 비집고 들어왔으나, 취업이라는 더욱 비좁은 문이 청년들을 가로막은 실정이다. 이에 신입생들은 어쩔 수 없이 현실에 고개 숙이며, 재학생들은 이미 소시민성에 굴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청천벽력 같던 시국도 어느새 안정감을 되찾아 간다. 아직까지 고통 받는 청년들과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비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았지만 사회적 부정의가 심판 받는 날이 결국엔 찾아왔다. 이처럼 신입생 및 재학생들에게도 가혹한 취업난과 과열 경쟁이 지나가고 몸과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오는 5월 9일(화)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이번 대선의 후보들은 청년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했는지 그들을 위한 정책에 다소 주의를 기울이는 듯하다. 어쩌면 이번 대선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청년들의 봄을 찾을 첫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본교생들이 자신의 소신에 맞는 후보를 뽑아 투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을 당부한다. 그로써 이번 대선에 필 5월의 봄 장미가 청년들을 향해 웃음 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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