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첫 뮤지컬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가 흥행 순항 중이다. 디즈니는 17세기의 프랑스 동화 ‘미녀와 야수’의 스토리를 재해석하는 대신 원작의 뼈대에 살을 붙이고, 화려함을 더한다. 이미 잘 알려진 아름다운 동화는 21세기의 첨단 그래픽이라는 날개를 달며 익숙함과 새로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영화의 플롯은 커다란 변화가 없다. 만화 영화에 비해 상영 시간이 40분가량 늘어났을 뿐, 저주에 걸린 야수와 미녀의 사랑 이야기임은 변치 않는다. 단, 엠마 왓슨이 연기한 ‘벨’의 캐릭터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변했다. 벨의 어머니 이야기가 영화 전반에 포함되며 마음씨 착한 시골 소녀였던 ‘벨’은 입체적인 캐릭터로 긍정적인 변화를 꾀한다. 영화 <미녀와 야수>에서 ‘벨’은 거만한 전쟁 영웅 개스톤의 구애를 받는 여성이자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독립적인 여성이다. 지극히 현대적인 여성상으로 구현된 ‘벨’이지만 노란 드레스를 입고 야수와 춤을 추는 모습은 동화에서 그대로 걸어 나온 듯한 착각을 줄 만큼 아름답게 표현된다.

 

  첨단 기술이라는 현대의 마법 역시 실사화된 <미녀와 야수>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이다. 배우의 동작과 표정, 근육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수십 대의 카메라로 컴퓨터에 저장시키며 시각적인 풍성함을 더한다. 페이스 캡처와 모션 캡처 기술 덕분에 자칫 어설프게 느껴질 수 있는 ‘야수’ 역시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야수’를 연기한 ‘댄 스티븐스’의 다채로운 연기도 캐릭터에 사실성을 더한다. 인간으로 등장하는 그의 장면은 오프닝과 엔딩 신에 국한되지만 목소리부터 표정에 있어서까지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부족함이 없다. 뮤지컬 영화답게 OST를 듣는 즐거움도 있다. 원작 주제가 ‘Beauty and the Beast’를 불렀던 셀린 디온이 다시 한번 엔딩 곡을 부르며 영화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의 목소리도 반가움으로 다가온다. 그저 영화의 결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향수와 아름다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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