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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이야기대학담론
교육부의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시도, 논란의 불씨 되나
강희재 기자  |  harakang94@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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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호] 승인 201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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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1학년까지 배구를 하다 잦은 부상으로 현재 코트를 떠난 A 군은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을 새벽, 오후, 야간 운동으로 보냈다. 방학 때는 오전 운동도 했고 수업도 다 참석했다. 그렇게 6년을 보냈고 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결국 명문대는 가지 못했다. A 군은 본인처럼 체육특기생 중 입시에 어려움을 갖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한 프로 스포츠구단 관계자는 “운동선수도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얼리 엔트리(early entry, 대학 졸업 전 프로에 진출하는 단계)를 어렵게 한다”며 “몇 년의 프로 생활을 위해 대학 졸업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결국 학생들이 편법까지 동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던 정유라와 장시호 사건으로 인해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교육부에서도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정하기 위해 대입제도 개선이나 학사관리 제도의 규제 등을 시도했다. 그러나 일부 체육특기자들과 전문가들은 열심히 운동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지나친 규제가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체육특기자 대입제도 개선 필요해
 
  체육특기자 전형에 지원을 함에 있어 대회 수상 실적의 요구 조건에 따라 경쟁률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스포츠 동아에 따르면 대학입학시험 예체능특기자 전형 중 대회 수상 실적을 요구하는 전형은 그렇지 않은 전형보다 경쟁률이 최대 5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체육특기자 전형의 67%는 경쟁률이 1 대 1 이하였다.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전공한 승마처럼 돈이 많이 들고 선수가 별로 없는 종목은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특정 체육 종목은 선수가 많지 않아 지원만 하면 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2014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한선교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2014학년도 3년간 62개 대학의 체육특기자 전형 1,529개 종목 중 경쟁률 1 대 1 이하가 67.5%(1,032개)였다. 승마나 요트처럼 아무나 할 수 없는 스포츠이거나 육상, 씨름처럼 비선호로 선수가 별로 없는 종목이다.
 
 체육특기자들의 입학 비리 역시 반복돼 온 문제다. 김대희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각 대학이 전형 전 합격자를 내정하는 스카우트 제도가 비리의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감사 결과, 대학 내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비리도 만연해
 
  교육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재학생 중 체육특기자가 100명 이상인 학교 17곳을 대상으로 학사관리 실태를 조사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말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연세대학교 체육특기자로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 입학 후 학사관리에 부실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1차적으로 연세대의 실태를 조사했고, 이후 △한국체대 △용인대 △고려대(안암) △성균관대 등 다른 학교들로도 조사를 확대했다.
 
  결과에 따르면, 학생 8명(5개 대학)은 시험에 대리 응시했거나 과제물을 대리 제출했다. 일부 체육특기자는 병원 진료사실 확인서의 진료 기간과 입원일수를 고쳐 수업에 빠지고도 학점을 딴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 구단에 입단해 학기 중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도 출석과 성적을 인정받은 학생 57명(9개 대학)과 이에 관여한 교수 370명도 함께 적발됐다. 체육특기자는 대학에 소속된 아마추어 선수이고, 프로에 입단하면 원칙적으로는 대회 참가에 대한 공결 인정을 받을 수 없다. 학생 25명과 관여한 교수 98명(6개 대학)은 장기간 입원하거나 재활치료로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도 출석을 인정받거나 학점을 땄고, 학생 417명과 관여한 교수 52명(13개 대학)은 출석 일수가 모자라는데도 학점을 취득했다. 사례별로 중복된 인원인 학생 175명과 교수 77명을 빼면 처분 대상은 학생 332명, 교수 448명 등 모두 780명이다. 적발된 학생들 가운데는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운동선수도 10명가량 있었다.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미만인 84개 대학에 대해서는 자체 점검을 하고 추후 교육부가 종합감사에서 이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발된 학생과 교수들에 대해서는 개인 소명과 이의제기 절차 등을 거쳐 구체적인 처분 수위를 정하게 된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월께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낡은 제도의 허점이 권력형 비리로 이어져…구조적 개선 필요하다는 주장
 
  정유라와 장시호 사례처럼 체육특기자 대입제도에서 권력형 비리가 발생한 것은 결국 낡은 체육특기자 대입제도의 허점이라는 주장이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나경원 의원과 안민석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체육특기자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스포츠개발원 한태룡 책임연구원은 “구조적으로 허점이 많은 제도를 엄청난 비선 권력이 최대한 활용한 결과”라며 “이 사건으로 체육특기자제도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제도 자체의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체육특기자 제도 자체의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며 △스카우트 관행 금지를 위한 제도적 기반 확보 △체육특기자 입학체계 개선 △최저학력기준 준수를 위한 조처 시행 △입시 비리 적발 및 처벌 구조 확립 △특정 종목의 선수양성 구조 변화 등을 예시로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지난 1월 13일(금)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 대학교육협의회, 대한체육회 등과 함께 체육특기자 학습권 보장 등 학교체육의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책협의회를 열고 제도 개선과 추진 과제를 구체화했다. 이번에 구체화한 주요 추진과제는 △대학생 선수 경기 출전 관련 최저학력제 도입 확대 △전국소년체전 운영 개선 △스포츠클럽 관리 개선 △체육특기자 대학입시정보 설명회 추진 △초‧중‧고교 학교체육진흥원 설립 추진 △학생선수 진로멘토링 지역별 순회 추진 △운동부 지도자 인식 개선 교육 확대 등이다. 특히 체육특기자들이 학업과 운동을 균형 있게 병행하는 ‘공부하는 학생선수상’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학사 관리와 대회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어렵다”는 현실적 지적 일어
 
  학생들과 교수, 전문가들은 “제도를 개선하려는 이유는 이해하지만 너무 가혹한 처사”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상위권 대학의 축구부 B 감독은 “지난해부터 ‘학점에 각별히 신경 써라’고 얘기를 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출결 관리 등에 소홀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운동부끼리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학력 상위에 드는 일반 학생들과 경쟁해서 학점을 따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B 감독은 “취업을 앞둔 고학년들은 공식 경기에 못 나가고, 감각이 떨어질 것 같아서 걱정을 한다. 학생 선수들을 돕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일부 학생들에게 가혹하게 적용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다.
 
  정부와 관계자 역시 부처 및 대학 간 협의해야 할 사항이 남겨져 있고 현장 적응 등을 고려하면 새 제도가 나와도 당장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학스포츠총장협 관계자는 “학생 선수들이 공부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고, 입시와 관련해서는 기준을 명확히 하려 한다. 계속 논의를 하고 있는데 한 분야만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 모르지만 올해 또는 내년에 바로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순위 경쟁에 몰입되어 있었다. 이제는 선수들의 지식도 보장해야 한다. 다만 5~10년 장기 플랜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유라 사태로 좋은 기회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는 대입제도 자체가 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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