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바로 탕수육이다. …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라는 경구처럼 탕수육은 집으로 온 순간부터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 페이스북 페이지 “인문학적 개소리”
 
  탕수육 소스를 부어 먹을 것이냐, 찍어 먹을 것이냐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에 맞먹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논쟁이 벌어지는 소재다. 이러한 논쟁은 부먹이 그나마 볶먹이라는 이데아와 가깝다고 생각하는 부먹파들이 찍먹파들을 고려하지 않고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버리는 독단에서 온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이 논쟁을 어떻게 볼까. 성경적인 방법은 찍먹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는 성찬을 통해 오랜 찍먹의 전통을 이어왔다. 예수는 빵을 포도주에 찍어 드셨지 빵에 포도주를 붓지 않는다. 또한 세례에 있어서도 디다케와 같은 사도교부문서에서 침례나 약식 세례의 경우 모두 찍먹을 지지한다.
 
  간혹 기름 ‘붓다’를 가져와서 부먹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부먹파 기독교인들이 있는데, 여기서 쓰인 단어는 다셴(dashen)으로 ‘살찌다, 기름지다, 기름 바르다(붓다)’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세 위격을 지니신 것처럼, 소스 없는 고기 튀김과, 고기 튀김 위에 소스가 부어진 것과, 고기 튀김 옆에 달콤향긋한 소스 그릇을 따로 놓은 것은 모두 한 탕수육이니라. 우리가 오직 한 분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것처럼, 탕수육도 찍먹, 부먹, 반찍반부, 생먹, 어느 것도 탕수육 안에서는 한 형제임을 잊어서는 안되니라.
 
  그러니 넓은 아량으로 찍먹 형제자매들은 부먹을 용납하되, 부먹만이 진리라는 독선적인 주장에는 거절 의사를 밝히고 소스를 앞 접시에 따로 담아 찍어 먹든 말아 먹든 맘대로 하게 하라.
 
  아버지여 부먹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신들이 붓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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