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 언론매체 K사가 ‘30여 개 대학 해킹…’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뒤 본교 사이트가 해킹당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 기사의 자료화면에 본교 학사관리 시스템인 유세인트가 등장했고 인터뷰에 본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이 답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본교 사이트는 해킹당하지 않았지만 학생들은 한동안 혼란스러워했다. 여기서 언론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가 드러난다. 바로 대중에게 정확한 사실을 제공하고 대중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올바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권이 지난 3월 10일자로 탄핵됐다. 그 과정에서 언론이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본 기자는 언론이 지나치게 격양된 분위기에 휩쓸려 올바른 정보 제공의 의무를 계속 유지하지 못할까 우려하기도 했다.
 
  혹자는 사회가 어지러울 때 이성적 기초와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사회의 중심을 잡아두는 것도 언론의 중요한 책무라고 말한다. 대중의 촛불에 휩쓸려 언론은 더욱 불타오르고, 그에 편승한 정치권과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거리에 나온 태극기의 물결이 일렁이는 속에서 우리 언론은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을까.
 
  손석희 앵커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언론의 위치는 시민 사회와 국가 그 중간에 있다. 그 매개체로써의 역할은 국가를 향해서는 합리적인 시민 사회를 대변하고 시민 사회에는 진실을 전하는 것이라 믿는다. 그것이 언론의 목적이고 명분이다.”고 발언했다. 손 앵커의 말처럼 언론은 사회와 국가의 중간에서 진실을 전해야 한다.
 
  언론은 결코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인 혹은 특정 집단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 비판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갖춰야 한다. 제대로 비판하려면 진실을 전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비록 상황을 판단하거나 비판할 능력이 충분치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근거를 찾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정부의 몫만이 아니다. 이전 정부와 일부 언론의 폐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언론에도 자생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사회와 국가의 매개체로써 언론의 역할을 기억하며 책임을 지는 자세를 지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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