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어느 시민기자가 서울에서 외롭고 가난하게 살고 있는 독거노인 12명의 인생을 인터뷰하여 만들어졌다.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버티시는 분들에게 나라에서 지원하는 돈은 월 8만 4천원. 호적에 자식들이 기재되어있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은 어르신들을 부양하지도 찾아오지도 않는다. 하루에 한 끼니조차 해결하기 힘든 분들이 대다수이고 아픈 몸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 또한 혼자서 끌어안고 사신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하고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고생하고 희생하셨던 분들을 나라도, 자식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어르신들, 배만 고픈 게 아니에요. 사람이 고프고 정이 고프고 마음도 고픈 거죠.” 자원봉사자 정창길씨가 인터뷰 도중 한 말이다. 어르신들은 몸보다 마음이 더 아프다고 입을 모아 말씀하신다. 그토록 외롭고 힘겹게 살아오신 분들에게 그저 돈 얼마, 김치 몇 포기, 쌀 몇 자루 배달만으로 상처가 다 치유될까? 지금의 이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게 버티신 분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뼈아픈 세월에 대한 ‘연민’으로 정을 나누는 사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전부터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워오던 나로서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 입은 독거노인 분들을 만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메마른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 정신적 지원은 물질적 지원 못지않게 절실히 필요하다. 배만 불리는 복지, 무조건 베푸는 복지가 전부는 아니다. 동정의 시선이 아닌 우리 시대의 어른인 노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마음을 나누는 데서 시작하는 복지가 되어야 한다고, 밥 한 끼를 대접하더라도 품위 있게 드리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바닥에 떨어진 노인들의 자존감을 높여드리려는 정신적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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