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서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발언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달 조만식기념관 외벽에는 학내 혐오 발언을 규탄하는 여러 장의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 10일(수) ‘채플시간 장애인 혐오를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시된 데 이어 지난 16일(화) 본교 학내 혐오 발언 아카이빙 계정의 관리자가 ‘교수님들의 지속적인 혐오 발언을 규탄합니다!’라는 대자보를 통해 총 26개의 강의에서 이뤄진 혐오 발언 중 세 교수의 발언을 공개했으며 해당 발언을 한 교수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대자보가 게시된 이후 일부 교수는 해당 발언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를 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김회권 교목실장은 장애인 혐오 발언과 관련해 “장애인과 채플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불쾌감과 상처를 주게 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해당 대자보를 게시한 페이스북 페이지 ‘숭실대학교 학내 혐오 발언 아카이빙’은 지난 3월 16일(목)부터 본교 학생들에게 학내에서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혐오 발언을 제보받아 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본 계정 관리자는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현재 본교에는 학내 혐오 발언을 공론화할 만한 학생인권기구가 없다며 학내 혐오 발언 아카이빙을 개설한 취지를 밝혔다.
 
  본교에선 지난해 6월 9일(목) 차기 후보가 없어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던 총여학생회가 제3차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폐지되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학생인권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12일(수) 제4차 전학대회에서 401명의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총여학생회를 대신할 학생인권위원회의 설립 여부가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운영비 지원이나 활동 방향이 불확실하다는 학생 대표들의 반대로 학생인권위원회의 설립은 무산됐다. 학생인권위원회의 설립을 주장했던 한 학생은 “2016학년도 총여학생회가 폐지되면서 학생 인권을 개선할 기구가 부재하다”며 “학생 인권과 관련된 학생자치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학생인권기구의 설립을 주장하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6일(금)에는 본교의 일부 장애 학생이 총학생회와의 면담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제도나 소통의 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자치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서호(경제·14) 총학생회장은 “앞으로 장애인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다양한 방법을 함께 모색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A 양은 “본교의 학생인권기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비공식적인 인권 단체가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며 “학생 모두가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학생인권기구가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세 차례 진행된 전학대회나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서는 학생인권기구 설립 여부에 대한 안건은 상정된 바 없었다. 이 총학생회장은 “학생인권기구의 설립은 총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며 “중앙운영위원회나 전학대회에서 (안건이 상정된 후) 의결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생회칙 제3장 제20조에는 전학대회 구성원 20% 이상의 학생대표나 본회의 회원 300인 이상의 연서로 안건을 상정할 수 있고 중앙운영위원회가 7일 전까지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총여학생회가 폐지된 이후 총학생회는 본교 양성평등센터와 협력해 총여학생회의 빈자리를 메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 3월 8일(수)에 여학생 샤워실에 세콤을 설치했으며 여학생 휴게실을 관리하거나 담요 등 여성용품을 대여해 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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