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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장난감? 쓸모 있는 삶을 만들다
강희재 기자  |  harakang94@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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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0호] 승인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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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버려진 장난감으로 세상을 구하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쓸모없다고 여길지 모르는 버려진 장난감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아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심어준다. 26일(금)에 만난 박준성 대표에게 ‘금자동이’의 의미를 물었다. 금처럼 귀하게 크라는 뜻이라고 한다. 박 대표가 꿈꾸는 기업과 꼭 맞는 이름이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도 그러할 것이다. 아이들이 귀하게 자라는 세상, 서로 도우며 귀하게 대접받는 세상, 그 누구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는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하는데요. 최근 들어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러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또한 대표님은 어떻게 ‘금자동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게 됐나요? 
 
  모든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어요. 한국 사회에서 자본주의는 기업의 성장을 중심으로 주변 이웃을 돌보지 않으며 이윤만을 추구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어요. 그중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각자가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고 넘어갔죠. 
 
  금자동이는 장난감을 재활용하는 회사예요. 아마도 이런 회사는 전 세계에 저희뿐일 겁니다. 그 이유는 이 일을 통해 수익을 얻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에요. 장난감은 플라스틱, 쇠, 고무, 유리 등 여러 가지 재질로 이루어져 있고, 재활용을 하려면 분해 작업이 필요해요. 그리고 분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투입되죠. 약 30분 동안 분해하면 1kg의 플라스틱이 나오는데 그 플라스틱의 가격은 100원밖에 안 돼요.
 
  그러나 장난감으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는 심각해요. 플라스틱을 태우면 유독가스와 미세먼지가 나오죠.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매년 버려지는 장난감 양이 약 250만 톤 정도예요. 이렇게 많은 양의 장난감이 매년 태워지고 매립되는 거예요. 
 
  냉장고 같은 큰 가전제품의 경우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있어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재활용 비용까지 지불하고 있어요. 그러나 장난감과 같이 소형복합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대책은 딱히 없어요. 이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수익도 내는 기업이 바로 금자동이입니다. 
 
 
  금자동이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요? 
 
  금자동이에서는 세 가지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바로 장난감 재활용과 중고품 판매, 장난감 학교 ‘쓸모’예요. 
 
  우선 저희는 사람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모아 다른 장난감으로 바꾸거나 판매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20개 정도의 협동조합 프랜차이즈인 금자동이 공정가맹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3~4개 정도가 남았어요. 중앙회사에서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라 가맹점에서 독자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그 다음 장난감 학교인 ‘쓸모’가 있어요. 사람들이 버려서 저희 회사까지 오게 된 장난감이 저희 회사에서마저 버려지면 정말 쓰레기가 되는 거잖아요. 도저히 그것을 보고만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장난감을 분해한 뒤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만들게 된 것이 장난감 학교 ‘쓸모’예요. 여기서는 분해한 장난감을 통해 자신만의 장난감을 만들거나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수업을 해요.
 
  장난감은 굉장히 따뜻한 물건이에요. 대상관계이론학자인 위니캇은 장난감은 엄마와 아이를 분리시키는 중간 대상이며 태어났을 때 세상이라곤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가 엄마랑 분리돼 처음으로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대상이라고 말했어요. 버려진 장난감도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자기만의 세상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죠.  
 
  요즘 시대를 레고의 시대라고 하잖아요. 잘 만들어야 하고, 정확히 만들어야 하며, 빨리 만들어야 한다. 전 이게 지금의 교육 세태랑 똑같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잘 해야 하고, 누구보다 빨리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정확하게 매뉴얼대로만 해야 한다는 걸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쓸모’는 단지 두 조각의 장난감만 가지고도 자기만의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 수 있어요. ‘쓸모’의 교육과정은 오토마티즘(automatisme)으로, 특별한 목적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다 보면 저절로 무엇인가 생각나는 단계를 지향하고 있어요. 저는 이것이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다른 차원의 접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쓸모’에서 하는 일이 업사이클링(Up-cycling)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다시 사용하거나 원료를 재활용하는 작업들을 리사이클링(recycling)이라고 하는데 업사이클링은 그보다 물건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에요. 금자동이의 업사이클링은 ‘쓸모’에서 버려진 장난감들을 교육 자료로 쓰는 것이에요. 따뜻한 재질의 장난감을 가지고 자기만의 작품과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죠. 
 
 
   
 
 
  사업을 하시면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요? 아무래도 재활용 사업이 수익을 창출하기에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이 재활용 사업이 앞으로 미래 세대에 큰 대안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물건은 석유화학이라는 제한된 지하자원을 가지고 생산되는데 언젠가는 사라질 유한한 자원이잖아요. 만약 석유를 다 쓰면 어떻게 될까요? 해결책은 재활용밖에 없다고 봐요. 저는 앞으로 인류를 구원할 중요한 사업을 지금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사실 저희와 비슷한 방식으로 재활용 사업을 하는 단체가 적어서 장난감 재활용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자체나 정부에서도 재활용 사업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환경과 관련된 사업은 굉장히 많은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개인이 쉽게 해결할 수 없거든요. 국가나 지자체에서 경제적 지원을 통해 재활용 사업의 규모를 늘려줘야 해요. 특히 장난감 사업의 경우 구, 시 단위로 장난감을 수거하고 공유매장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해요.
 
  아무리 소신과 철학,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어도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 많은 대학생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직면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사실 후배들은 단군 이래로 공부를 가장 많이 하는 친구들이에요. 그런데도 많은 청년들이 취업하기가 어려워 힘들어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청년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과정을 즐겨야 한다는 거예요. 실패의 과정이 없는 사업은 하나도 없어요. 실패를 각오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업을 할 수 있겠어요.
 
  사실 굉장히 상투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결국 그것만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해요. 이를 위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들을 구현해 내려는 용기와 실패를 감수하는 태도가 필요하죠. 
 
  저는 실패를 감수하는 용기가 바로 인문학적인 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기술과 스펙이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삶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해야 하고 결국 인문학 도서를 읽고 성찰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요. 
 
 
  사회적 기업을 만드시게 된 것도 결국 추구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 같아요. 어떤 가치를 추구하나요? 또한 그 가치를 위해 일상에서 하시는 노력이 있을까요?
 
  저는 사회적 기업, 경제, 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아요. 결국 대기업의 목표는 주주들의 이윤일 것이에요. 그러는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많은 희생을 강요하기도 하죠.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은 협동조합원과 직원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그들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아요. 세상은 함께 살아가고 협업해야 해요. 저는 돈을 많이 벌건 적게 벌건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저는 그러기 위해 제가 사는 지역에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이를 위한 운동도 하고 있어요. 또 저희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는 ‘고양자유학교’라는 대안학교예요. 사실 대안학교 학생들은 자유롭고 행복하게 배워요. 그런데 졸업하고 나면 받아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스위스 미그로 협동조합에 저희 자녀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5년간 협업을 배우기 위해 그곳에서 일을 할 수 없겠냐고 이메일을 보냈어요. 좋다고 하더라고요. 제 자녀들은 그곳에서 실질적으로 생활하며 그곳의 문화를 배워오는 거죠. 
 
  스위스는 인구가 7백만 명인데 그중 협동조합 직원이 70만 명이에요.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볼로냐, 케나다의 퀘백 등 그런 곳이 굉장히 많아요. 이런 곳들은 협동조합 역사가 몇 백 년이 됐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10년이 되었어요. 또한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법을 제정해서 만들어졌죠. 아직 발전해야 할 길이 멀어요. 좋은 것이라면 외국에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버려진 장난감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이 일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이 사업을 전국적, 전 세계적으로 퍼트리고 싶어요.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목표 중 하나가 장난감 단지 조성일 것이에요.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와준다면 가능하겠지만 장난감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어요. 저는 2010년에 팔지 못하는 장난감을 버리기가 아까워 회사 마당에 쌓아 놓은 적이 있어요. 장난감 무덤을 만들고 재단도 크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앞에 조화를 갖다 놓고 손님들에게 자기가 버린 장난감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여기서 원하는 장난감을 두 손 가득 가지고 나올 수 있다고 했죠. 그때 장난감 테마파크를 생각한 것 같아요. 상상력으로 점차 계획을 구체화시켰죠. 장난감 테마파크에는 버려진 장난감이 막 산처럼 쌓여 있어서 분해된 장난감으로 새로운 장난감을 만들어 볼 수 있고, 장난감을 이용한 놀이기구를 만들 수도 있겠죠. 또 하울의 움직이는 성, 폴라 익스프레스 같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차, 성의 내부를 온통 장난감으로 꾸며놓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전 세계인들을 불러 모으는 관광 상품이 될 수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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