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러도 화폐는 동일하지만, 화폐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은 줄어든다. 즉, 화폐로 구매할 수 있는 재화의 양, 화폐구매력은 감소한다. 예를 들어 작년 1리터의 물이 100원이었는데, 올해 1리터의 물이 120원으로 상승하였다고 하자. 이때 올해 100원을 가지고 구매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얼마일까? 물을 나누어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한 손님이 100원으로 물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물 판매자는 1리터 중 100/120을 덜어서 판매할 것이다. 100원의 ‘화폐구매력’은 작년 대비 100/120으로 떨어졌다. 전반적인 재화의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의 경제적 문제점은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원하지 않는 소득재분배가 발생한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실질적인 채무액이 줄어든다. 채권자는 받은 이자의 실질구매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채권자로부터 채무자에게 소득이 이전되는 현상과 유사하다. 이러한 것을 경험한 임대인은 미리 예상인플레이션을 반영하여 이전보다 높은 이자를 임차인에게 요구하게 된다. 둘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임금소득자는 화폐구매력이 떨어져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현금을 보유하는 사람도 실질구매력은 감소하여 부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이나 은, 부동산 등과 같은 현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부동산의 가격상승은 주택구매비용을 증가시키고 임금소득자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 이렇듯 인플레이션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가상승을 나타내는 지표는 주요 조사대상품목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중간재·원료를 대상으로 한 ‘생산자물가지수’, 최종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물가지수’, 일반 가정에서 주로 구매하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피부물가·장바구니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전품목을 조사대상으로 하는 ‘GDP 디플레이터’, 물가변동이 심한 석유류, 곡물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등으로 분류된다. 한국은행 홈페이지(bok.or.kr)에 공시돼 있는 ‘100대 통계지표’에 이러한 지표들을 통한 물가변동이 잘 드러나 있다. 물가변동은 개개인의 화폐구매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인플레이션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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