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키워드 중 한 가지는 바로 ‘혐오’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에 발생한 여성 혐오 범죄인 일명 강남역 살인 사건에 이어 군복무 중인 동성애자를 색출해 처벌한 동성애자 혐오 등 누군가를 특정한 이유 없이 극도로 혐오하는 사회적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혐오의 대상은 주로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 등 대개 사회에서 비정상으로 간주되는 사회적 약자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행태는 지식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교 내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교내에 붙었던 ‘채플시간 장애인 혐오를 규탄합니다!’ 혹은 ‘교수님들의 지속적인 혐오 발언을 규탄합니다!’ 등의 학내 혐오 발언을 고발하는 내용의 대자보는 본교의 성평등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물론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유교문화로 인해 가부장적인 사고와 남성중심적인 문화를 답습해 온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행태는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허용되어선 안 될 것이다. 특히 자신을 제외한 상대방을 나약하고 타락한 존재로 간주하고 집단적으로 혐오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 유대인과 동성애자들을 가스실에 몰아넣어 무참히 살해했던 세계 곳곳의 인종학살도 종교적 이유와 도덕적 순결을 내세우며 시행돼 왔다. 
 
  현재 일상생활에서 당연시 여겨지는 혐오 행태는 사회적 약자를 언제든지 폭력의 희생자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그들을 차별과 폭력으로부터 보호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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