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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김영일의 서재에서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김영일 초빙교수(국어국문학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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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1호] 승인 2017.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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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MBC에서 5부작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총 15억 원의 제작비와 9개월의 사전 조사, 250일의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이 다큐멘터리는 당시에 20%가 넘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달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마존강 주변에 거주하는 원시 부족들의 꾸밈없는 삶의 모습을 영상에 생생하게 담았는데, 현대인들의 이기와 탐욕으로 인해 파괴되어 가는 아마존의 모습과 위기에 처한 부족의 현실을 나란히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아마존의 눈물>이 방영되기 전에 이와 똑 닮은 책이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나왔다.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는 한국어로 치면 “안녕하세요, 잘 자요.”에 해당하는 피다한족의 밤 인사다. 정글에는 위험 요소가 많아서 항상 경계해야 하기에 서로 이렇게 인사를 건넨다.
1977년, 선교사였던 저자는 아마존 마이시강 입구에 거주하는 피다한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피다한족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라는 두 가지 임무를 띠고서 아내와 아이 셋을 데리고 아마존에 도착한다. 그리고 피다한족의 마을에 들어가 살게 되는데, 정글에서의 생활은 시작부터 고생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피다한족의 언어와 문화는 일반의 상식과 통념을 한참 벗어나 있었다. 사람들은 동물의 울음소리 같은 독특한 말을 썼는데, 도저히 언어라고 보기 어려웠다. 문장은 오직 단문만 있고 과거와 미래의 구분도 없었다. 왼쪽과 오른쪽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단어도 없고 숫자를 세는 단어도 없었다. 그러니 단수와 복수의 구분이 없는 것도 결코 이상하지 않았다. 이들의 언어에는 “고맙다.”, “미안하다.”와 같은 친교적 기능을 하는 말도 없고 ‘신’, ‘미래’, ‘걱정’, ‘저장’, ‘축적’, ‘사유재산’, ‘계급’, ‘성차별’, ‘당위’, ‘의무’, ‘명령’ 같은 단어도 없었다.

  문화도 이질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자가 피다한족 사람들에게 예수를 믿으라며 전도를 하자, 피다한족 사람들은 예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데 그가 한 말을 네가 어떻게 아느냐며 고개를 젓는다. 또 저자는 아내가 말라리아에 걸려 서서히 죽어가고 있을 때 피다한족 사람들에게 급히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피다한족 사람들은 무관심하기만 하다. 겨우 배를 잡아서 다른 마을로 이동하려는 순간, 피다한족 사람들이 저자에게 오는 길에 이것도 사 오고 저것도 사 오라고 한다. 참다못한 저자가 화를 내자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배가 떠나가는 순간이 되자 다시 했던 말을 또 반복한다.

  저자는 피다한족 사람들이 폭풍우에 오두막이 쓰러져도 웃고 물고기를 잡지 못해도 웃으며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지켜본다. 신을 믿지 않고 직접 경험한 것만 믿는 이들의 삶을 통해 종교와 진리가 망상임을 깨닫고 신이 없는 유쾌한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선교사로 들어왔던 사람이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이외에도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은 보물 같은 책이다. 책 읽는 시간이 단 일 분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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