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7.12.7 목 15:24
교양책 읽어주는 남/여자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박미정(국문·16)  |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191호] 승인 2017.06.0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에는 공식 같은 설정이 있다. 잘난 주인공들이 불타는 사랑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되는, 이를테면 ‘독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설정’이다. 이러한 대리만족 요소는 로맨스 소설이 꾸준히 사랑받아 온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10년 넘게 사랑받아 온 ‘로맨스 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는 이러한 공식을 찾아볼 수 없다. 특별히 잘나거나 못난 곳 없는 주인공들은 그저 덤덤히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며 이따금 서로를 무심한 듯 애틋하게 보듬어줄 뿐이다.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성장 소설에 로맨스라는 요소가 가미된 것 같을 정도다.

  그러나 감히 추측건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이유는 그러한 일상성이다. 이 소설은 독자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주인공으로 만든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공진솔’과 ‘이건’이 아닌 독자인 ‘우리’가 되는 것이다. 이도우 작가는 특유의 문체로 ‘우리’의 모습을 덤덤히, 그렇지만 섬세하게 그려낸다. 대사 하나하나는 우리의 마음을 서늘한 가을바람처럼 쓸고 지나갔다가, 그 서늘함에 몸을 한 번 움찔하기도 전에 눈시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깊은 밤이나 새벽에 읽는 것보단, 점심을 먹은 후 창가에 앉아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는 햇살을 받으며 읽기를 권한다. 책을 덮고 나면 내가 그러했듯, 책 표지를 물들인 노을과 함께 여운이 섞인 한숨을 내뱉게 될 것이다. 더불어 어쩌면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 파도 같은 사랑을 겪고 있는 여러분에게, 이도우 작가가, 여주인공 공진솔이 속삭인 말은 마음속 깊은 곳에 조심스레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우리 대학의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2
제1200호 사진기사
3
엔진
4
학생회 개표 완료…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웃었다
5
제1200호 위클리
6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게 총학생회의 역할이다.”
7
총학생회, “학생복지 합의안 이행하려 노력했다"
8
제1200호 숭실만평
9
본교, 교육비 환원율 지난해 6%p 증가
10
숭대시보의 Fact Check!
포토뉴스
숭대시보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동작구 상도로 369 숭실대학교 학생회관 2층 207호 숭실대학신문사ㅣTEL 02-820-0762ㅣ팩스 02-817-5872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준성
Copyright © 2012 숭대시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su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