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봉사센터에서 주관한 ‘2017학년도 하계 해외봉사’가 진행됐다. 본교는 교육이념인 진리와 봉사의 정신을 실현하고자 20년간 학생들에게 해외봉사를 통해 나눔과 배려의 자세를 배우고, 국제경쟁력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해외봉사에는 총 79명의 재학생과 교직원이 2주간 라오스와 몽골, 인도네시아로 파견됐다. 본 기자는 그중 몽골 해외봉사단에 소속돼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지금부터 기자가 직접 체험한 해외봉사 이야기를 들어보자.

 

  해외봉사는 한때 대학생들에게 각광받는 대외활동 중 하나였다. 좁은 취업시장을 뚫기 위해선 다양한 스펙으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했고 그중 해외봉사는 열정과 도전정신을 대표하는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생들의 해외봉사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만큼 높지 않다. 지난 3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도 대비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외활동 유형에서 인턴십과 기자단, 서포터즈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해외봉사는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해외봉사와 관련된 자체 프로그램을 줄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성신여대 학생처 관계자는 “학교에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시행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교비가 투입된다”며 “특히 해외봉사 프로그램은 소수의 인원만이 참여할 수 있어 비용 대비 비효율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명지대 학생복지봉사팀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취업이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대외활동을 선호하다보니 해외봉사 지원율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본교는 지난 1997년도부터 20년간 해외봉사를 계속 시행해왔다. 단기 해외봉사의 경우에는 필리핀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2개국에 2,141명의 해외봉사단원을 파견했다. 이처럼 본교가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해온 것은 해외봉사가 단순히 스펙이라는 두 글자로 정의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본교 봉사센터에선 지난 7월 3일(월)부터 18일(화)까지 28명의 재학생과 교·직원을 라오스의 프엄믿학교로, 지난 7월 17일(월)부터 30일(일)까지 24명을 몽골의 몽골국제학교로, 지난 8월 1일(화)부터 15일(화)까지 27명을 인도네시아의 임마누엘학교로 파견했다. 봉사내용은 주로 노력봉사와 교육봉사, 그리고 문화교류 봉사로 분류된다.
 
  실질적인 봉사활동은 약 2주 동안 진행되지만 이를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봉사센터에서는 방학 동안 다음 학기에 진행될 해외봉사 활동의 전체적인 틀을 계획한다. 학기가 시작되면 1학기에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2학기에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해외봉사 단원을 모집하며, 이어 1학기에는 4월 중순부터 말까지, 2학기에는 10월 중순부터 말까지 해외봉사 단원을 선발한다.
 
  다음 봉사단원으로 최종 선발된 학생들은 각 봉사 장소와 내용에 맞춰 직접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가이드북을 제작한다. 또한 해외봉사를 가기 전까지 사전교육에 참여해 봉사자로서의 자세를 배우고, 물품 구비와 팀별 봉사 프로그램 및 문화공연 연습 등 사전준비 과정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후 봉사의 전 과정을 기록한 문집을 제작해야한다. 
 
 
 
 
  해외봉사단, 몽골 국제대학교로 떠나다
 
  지난 7월 17일(월)에 △교수: 1명 △직원: 4명 △학생 스태프: 2명 △학생: 17명으로 구성된 몽골 해외봉사단이 몽골 국제대학교로 향했다. 몽골 국제대학교는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사립대로, 현재 △러시아 △중국 △아프가니스탄 등 약 10개국에서 온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몽골 해외봉사단은 이곳에서 학습공간과 교정 곳곳을 조경하는 노력봉사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교류 봉사를 진행했다. 노력봉사는 △잡초제거 △울타리 설치 △교실 페인트칠하기 △ 보도블럭 설치 △나무심기 전 준비작업 등으로 구성된다. 문화교류 봉사는 빈민촌의 아동들과 함께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줄넘기 등의 체험활동을 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몽골 국제대학교 학생들과 현지 주민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문화공연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몽골 해외봉사단의 하루일과는 오전 6시에 기상해 체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몽골 국제대학교 내에서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저녁식사 후에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문화공연을 준비한다. 그 다음 숙소로 이동해 개인 정비가 끝나면 오후 9시부터 각자 하루 동안 느꼈던 생각과 감정을 주고받는 자리를 갖는다. 이로써 공식적인 일정은 마무리된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다
 
  봉사 첫 날, 몽골 해외봉사 단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휴대전화 수거 및 외부 출입금지 등 엄격한 규율을 지켜야 했고,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우비를 입고 잡초를 제거하거나, 약 7시간 동안 삽으로 땅을 파는 등 강도 높은 작업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체력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해외봉사단 구성원들 간의 마찰이 이어지기도 했다. 해외봉사 단원인 양다은(사회복지·14) 양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강도로 진행된 노력봉사가 무의미한 작업이라고 느껴질 때마다 불평불만을 쏟아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스태프와 단원들 간의 위계질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초반에는 스태프들의 통제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유대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해외봉사 단원들의 손길이 몽골 국제대학교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단원들도 스스로 봉사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교정에서 울타리를 설치하기 위해 땅을 파던 단원들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제초 작업을 하던 단원들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는 벽돌을 이용해 스스로 계단을 만들었다. 김시연(전기·15) 양은 “몽골의 열악한 환경과 힘든 봉사활동에 당황했지만 그럴수록 의미를 찾기 위해 애썼다”며 “2주 동안 내가 하고 있는 봉사가 몽골 국제대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본 기자는 단원들이 봉사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학교 곳곳을 돌아다녔는데, 봉사하는 내내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은 그들 스스로 봉사의 참의미를 찾았음을 반증했다. 실제로 몽골 국제대학교 측은 본교 해외봉사단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자 감사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문화교류 봉사는 2주 중 이틀 동안 진행됐다. 몽골에 가기 한 달 전부터 준비해왔던 문화공연을 현지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빈민촌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페이스페인팅이나, 줄넘기, 풍선아트 등의 문화 활동을 진행했다. 이는 계속되는 노력봉사로 지친 단원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활동인 반면 비전문가로써 누군가에게 공연을 선보인다는 데에 부담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원들은 무대 위에서 서로의 실수를 감싸주고 자신들이 준비한 공연에 열심히 호응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이에 빈민촌 아동들과 현지 주민들은 끝까지 즐거운 분위기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몽골 해외봉사단은 몽골 국제대학교의 일부 학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쳤다. 첫 만남에선 서로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영어로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2주간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쉬는 시간마다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알려주며 어느새 서로에게 가벼운 장난을 칠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다. 이이주(신소재·14) 양은 “몽골 국제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봉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함께 봉사를 하면서 몽골 국제대학교 학생들로부터 밝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이 거의 끝나갈 즈음에는 사진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헤어짐에 서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해외봉사를 마무리하며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며 단원들의 표정은 처음과 달리 행복함과 아쉬움으로 대비됐다. 단원들 스스로도 해외봉사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체감하고 있었다. 이시형(회계·11) 군은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리더는 한 집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모든 구성원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예전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찬희(벤처중소·13) 군은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봉사의 참된 의미는 물론, 공동체 생활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며 “나에게는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누구에게나 갈등과 아픔, 어려움이 찾아오지만 그러한 시련이 있기에 훗날 맛보게 될 기쁨과 행복이 더욱 더 의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수빈(글로벌미디어·15) 군은 “봉사 첫 날부터 많은 양의 노력봉사를 부과 받아 걱정이 많았으나, 시간이 갈수록 단원들과의 협력이 잘 이루어져 끝까지 노력봉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본래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단체생활 및 해외봉사를 통해 타인을 먼저 생각하게 됐다”고 느낀 바를 밝혔다.
 
  해외봉사를 인솔했던 교직원들과 학생 스태프 역시 이번 봉사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봉사센터 임은지 팀원은 “해외봉사 단원들 중 봉사에 특별한 뜻을 품고 지원한 학생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는데, 이에 상관없이 모든 해외봉사 단원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학생들이 해외봉사에 관심을 갖고 한 번씩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본교 봉사센터에선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더 나은 봉사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봉사센터 이종식 팀장은 “추후 한국대학봉사협의회나, KOTRA 등 외부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봉사 파견국을 넓혀갈 예정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외부 기관으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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