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주인공 뫼르소는 세계 전체에 대한 이방인이다. 그는 책 전반에 걸쳐 다소 냉담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단지 ‘칼날에 비친 태양이 너무 눈부셨다’는 이유만으로 아랍인에게 총을 난사해 죽게 만든 뫼르소는 아무리 좋게 보아도 보통 사람은 못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뫼르소는 정말 악인이었을까? 또, 그는 사람들이 흔히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특별한 인물이었을까?
 
  그는 세계에 속하지 못했다. 그건 아주 특별하거나 이상한 현상일까?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타인은 없다. 하물며 막역지우 사이에도 벽 하나 쯤은 존재한다. 우리는 자신의 바깥에 대해 냉담해진다. 뫼르소는 그저 얽혀든 것이다. 혹은 약간 더 냉담했을 뿐. 만약 뫼르소의 지난 행동들이 영 낯선 것이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 주변 사람들은 즉각 나무랐을 것이다. 하지만 뫼르소의 죄 아닌 죄는 그가 살인죄로 법정에 다다라서야 고발된다. 사람들은 그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여기기도 했으나 동시에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며 혐오감을 느꼈다. 그들은 통념과 도덕을 들어 서로가 서로를, 심지어 스스로를 금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다. 결국 금 안에 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이방인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모두 뫼르소의 한 조각을 이름표처럼 차고 다닌다. 그리곤 남들에게 때때로 보임 당하며 자신의 신원을 증명하게 된다. 습관처럼, 종종 억지로. 그것은 위장하고 있어 쉽사리 눈치챌 수 없다. 자신에게 달린 이름표를 눈치채게 되면 그걸 뜯기 위해 애쓰거나 겁에 질리게 된다. 남에게 달린 것을 보면 그 이름표 하나만으로 사람 자체를 죄악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중 그 누구 하나 쉽게 뫼르소의 조각을 감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나 자신의 가슴팍 위 육중한 표식의 존재를 부정하고 또 부정하려 분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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