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둔 본교는 여느 때보다 비상이다.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전국의 대학을 모아 평가했던 1주기 평가와 달리 2주기 평가를 ‘권역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본교의 정량지표 점수는 수도권 대학 내에서 매우 열악한 수준에 있어 학교 본부는 하루빨리 정량지표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학교 본부는 대대적으로 학사제도를 변경해 여러 정량지표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학교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학사제도 변경은 예산을 과도하게 투입하지 않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학생의 입장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오히려 학교가 처한 상황을 두둔하고 학사제도를 변경하려는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7월 초, 총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에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대비해 변경되는 학사제도를 카드뉴스 형식으로 알기 쉽게 명시해놓았다. 그런데 글의 말미에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둔 본교의 열악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부정적 평가를 받을 시에는 학교 인지도가 하락해 취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듯한 대목도 있었다. 총학생회는 본래 학생들의 이해(利害)만을 가려야하지만 학교의 득과 실까지 고려하는 것을 보고 매우 안타까웠다.
 
  총학생회가 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저평가를 받아 피해를 입는 것은 1차적으로 학교 본부이지만 그 피해는 모두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본교가 정원 감축을 할 상황에 놓이면 등록금 수입이 연간 약 200억이 줄어 학교 재정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지표가 유사한 언론평가에서도 저평가를 받게 돼 학교의 인지도가 줄어 학생들의 소속감이 하락하게 된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업, 취업 등 짊어져야 할 책임이 너무 많다. 그런데 자신이 다니고 있는 학교의 상황에까지 눈치를 봐야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이렇게 학생을 옥죄는 대학구조개혁평가가 과연 옳은 방향이 맞는지 다시금 되짚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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