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기란 쉽지 않다. 반면 대학에 입학한 후 졸업을 하는 것도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마다 학생들이 졸업하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들을 지정해 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더욱 경쟁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 졸업 전까지 자신이 수강해야 하는 수업을 신청하려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극한의 경쟁을 뚫고 어렵게 얻어낸 강의들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본교에선 현재 △숭실인의 역량과 진로 탐색 △채플 △현대인과 성서 △섬김의 리더십 △한반도 평화와 통일 등 여러 가지 교양 과목들을 졸업 전까지 수강해야 할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물론 이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작용하는 수업들이 있다. 또한, 본교생이라면 본교에서 규정한 방침에 일정 부분 따라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하지만, 필수 과목으로 선정된 수업의 내용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이는 그저 학생들의 시간을 낭비하는 데에 불과하다. 가령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숭실인의 역량과 진로 탐색’을 제때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은 재수강 반을 신청해야 하는데, 해당 수업은 오로지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내용일 뿐 전혀 3~4학년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교수와 학생 모두 수업을 해야 하는, 혹은 수업을 들어야 할 이유도 모른 채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강의를 진행하는 데에도 교수의 급여나, 기자재 등 다양한 자원이 투여된다. 따라서 본교는 최대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교수와 학생 둘 다 해당 수업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 그 강의의 존재 가치는 없다고 본다. 본교는 단순히 겉치레가 아닌 학생들에게 유용한 수업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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