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의 달이다. 한편 곧 완연해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9월의 청명한 가을, 높은 하늘 아래 ‘지식의 장(場)’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에서 여유롭게 독서를 해보면 어떨까. 가을을 맞아 본지는 독자 여러분에게 책 6권을 소개하려 한다. 소개할 책은 바로 지난 학기동안 본교 학생이 중앙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한 책 6권이다.
 
  채식주의자
  저자 한강
  잔잔한 목소리지만 숨 막힐 듯한 흡인력이 돋보이는 이 소설은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과 식물적인 상상력을 결합시켜 섬뜩하지만 아름다운 미적 경지를 보여준다. 주인공 영혜가 어떻게 식물화돼 가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은 밀도 있는 구성력과 더불어 섬뜩한 상상력을 드러내 맨부커 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 책을 읽고..  
  박류경(국문·16)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탓에 채식주의자가 됐으며, 점점 스스로를 식물과 동일시해 가는 여성인 영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 편마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화자가 등장해 영혜의 식물적인 행동에서 기인한 일들을 보여준다. 또한 그 과정에서 영혜의 목소리, 상처받은 영혼은 잔잔하고 연약하기에 이야기는 섬뜩하게 아름답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저자 채사장
 
  저자는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등의 과정을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세계적 이슈와 접하고 역사적 시간 흐름을 꿰찬다면 독자는 진정한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매일 어김없이 찾아오는 권태로운 대화를 흥미로운 지식을 통해 바꿀 기회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신윤호(기독·15)
  능력 있는 지식인이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필수적인 기초 교양을 모아놓은 책이다. 당 서적은 글쓰기와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넓고 얕은 지식’을 알리고 있는 채사장 작가의 글로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지대넓얕’을 책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책을 읽는 순간, 현실에 대해 당당한 지적 목소리를 내는 진짜 지식인으로 거듭날 것이다.
 
 
  완벽한 공부법
  저자 고영성
 
  『완벽한 공부법』은 엘리트코스를 밟은 박사와 제도 밖에서 홀로 공부한 독학자가 협업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습자의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학, 인지심리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등의 이론을 통한 과학적 접근뿐만 아니라 실제 학생 및 직장인들과의 상담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가 집약되어 있다. 공부의 본질에 어떤 책보다도 가깝게 다가섰으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부법을 종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김은미 (문예창작·17)
 
  『완벽한 공부법』은 교양 수업의 교재였다. 교양 수업은 조별로 이야기를 나누며 진행되었는데, 책의 내용 보다는 조원들의 특색 있는 경험을 듣는 것이 더 값졌다. 책에는 대체로 뻔하고 교과서적인 단순 논리만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책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기는 하나 용두사미격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왜 공부를 열심히 하기 어려운지 알려주고는 있으나 어떻게 열심히 할 수 있는지는 독자가 직접 찾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나쁜 페미니스트
  저자 Gay, Roxane
  “나는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기보다는, 나쁜 페미니스트를 택하겠습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록산 게이가 쓴 책으로, 페미니스트가 되는 옳고 그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록산 게이는 페미니즘이 더 많은 연대를 이끌어내면서 조화로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차이를 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페미니스트가 되는 것이 두렵더라도, ‘나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서라도 페미니스트로서의 소신을 지키며 살겠다고 선언한다.
 
  이 책을 읽고..  
 
  강기주 (문예창작·17)
  분명 ‘페미니스트’는 나쁜 뜻이 아님에도 최근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나쁘게 소비되는 것을 보고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최근 ‘페미니스트’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페미니스트’를 그 뜻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오용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모든 올바름을 실천하기 위해 강박적으로 노력하지 않더라도 성평등과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움받을 용기
  저자 岸見一郎
 
  이 책은 개인 심리학에 정통한 철학자와 매사에 부정적인 청년이 설전을 벌이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마지막에 청년은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해 배우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플라톤의 명저 『대화편』을 차용한 구성으로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독자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 책을 읽고..  
 
  안재현(경제·16)
  이 책은 철학자와 청년이 자연스레 대화를 주고받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철학자와 이야기하며 화를 내기도 하고 말이 안 통해 답답해하는 청년의 모습이 꼭 나인 것 같았다. 청년이 철학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긍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버리고 나 자신에게 더 집중해서 행복한 삶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감 수업
  저자 윤홍균
 
  『자존감 수업』은 자존감 전문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윤홍균 원장이 2년 넘게 심혈을 기울여 쓴 책으로, 자존감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실질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높은 자존감을 갖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 낮은 자존감 때문에 내면의 불화와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이 건강한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고..  
 
  정찬희(벤처중소·13)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점차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러던 중 『자존감 수업』을 읽으면서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졌다. 이 책은 저자가 그의 자녀들에게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기 위해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훨씬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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