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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잔디기자의눈
희미해지는 학점의 존재가치
현재건 기자  |  ryan5076@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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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4호] 승인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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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6학년도 졸업생 중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은 학생은 △서울대: 64.2% △포항공대: 62.3% △한국외대: 55.5% △한양대: 54.5% △이화여대: 54.5% 순으로 많았다.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은 전국 대학 졸업생이 34.9%인 것을 감안하면 위 대학들의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서울대 외교학전공학과의 2016학년도 졸업생 전원이 90점 이상의 학점을 받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도 학점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이다. 학점의 가치 하락은 학점이 신뢰도와 변별력을 잃어버린다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대학가의 학점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학점은 더 이상 학생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최근 학점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여러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학교 성적 반영 자체를 꺼리는 등 기업의 학생 성적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학점과 스펙을 고려하지 않고 역량만을 평가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기도 했다.
 
  한 국가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정부가 개입해 시중의 통화량을 줄이는 것처럼 학점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현재 대학구조개혁평가에 ‘수업관리 및 학생평가’라는 정성평가 지표를 둬 대학들이 학생에게 후한 학점을 주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성평가 지표이기 때문에 별다른 평가 기준이 없어 학교마다 성적 부여에 대한 기준이 상이해질 수 있다. 또한 대학들이 겉으로만 강의의 절대평가를 상대평가로 전환하되 높은 성적을 부여할 수 있는 비율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등 일명 ‘꼼수’를 부릴 가능성이 있다. 이에 정부는 대학가의 재수강 제도를 통일하거나 성적을 부여하는 비율을 규정하는 등 성적 부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각 대학들도 성적을 엄정하게 부여해 학점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데에 동참해야 한다. 대학들이 무작정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성적을 후하게 준다면 학점 인플레이션은 심화될뿐더러 오히려 기업의 불신을 자초해 학점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는 모두 학생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노력해 얻은 학점이 취업전선에서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학은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합심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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